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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팬티 훔쳤다가 3년 전 성폭행 들통

입력 | 2009-12-31 03:00:00

타액 DNA검사로 덜미잡혀




10월 21일 절도 혐의로 체포한 김모 씨(40·경기 구리시) 집을 압수수색하던 강원 춘천경찰서 형사들은 뜻밖의 상황에 아연실색했다. 남성 혼자 사는 단칸방에서 팬티 등 여성용 속옷 20여 점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절도 전과 8범인 김 씨는 올해 5∼10월 19차례에 걸쳐 춘천 일대 빈집에 침입해 현금 150만 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속옷이 나온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김 씨의 타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검사를 의뢰해 최근 나온 검사자료를 토대로 미제 성폭행 사건 현장에서 채취된 DNA와 대조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06년 1월 19일 낮 12시 반경 춘천시 효자동 원룸에서 발생한 여대생 이모 씨(당시 22세) 성폭행 사건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절도 혐의로 구속 중인 김 씨를 상대로 추가 성폭행 여부를 조사한 뒤 30일 강간 혐의를 추가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김 씨는 성폭행 사건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한 성폭행사건을 과학수사로 해결했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범행현장에는 증거가 남게 마련이고 작은 단서도 사건 해결에 실마리가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