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컬 ‘컨택트’ 한국어공연 두 주연발레리나 김주원 - 안무가 이란영 씨
《“춤 좀 추신다는 분들이라면 기막힌 안무에 감탄하실 거고, 못 추는 분들도 오로지 몸의 언어만으로 가슴 찡하고 눈시울 뜨거워지는 경험을 맛보실 거예요.”노래를 부르지 않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컨택트’의 첫 한국어 공연에 출연하는 두 춤꾼의 얼굴엔 행복한 홍조가 가득했다. 29일 서울 남산창작센터 연습장에서 만난 국내 대표적 뮤지컬 안무가 이란영 씨와 국립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 씨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의 뮤지컬 출연은 파격적이다. 국내 대표적 발레리나인 김 씨는 이번 무대가 뮤지컬 첫 도전. ‘영웅’과 ‘모짜르트!’ 안무가인 이 씨는 1999년 ‘페임’ 출연 이후 10년 만에 무대에 선다.》
“노래는 하지 않고 춤만 춰요.” 무용 중심의 뮤지컬 ‘컨택트’에 출연하는 뮤지컬 안무가 이란영 씨(왼쪽)와 발레리나 김주원 씨가 30일 완성된 무대의상을 입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진 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두 사람은 ‘컨택트’를 언제 처음 접했을까. 놀랍게도 두세 달 전, 그것도 DVD 영상으로 봤단다. 김 씨는 선화예고 동창인 친구 홍세정 씨 집에서 ‘컨택트’를 보고 한눈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홍 씨에게서 “저 작품 곧 국내에 들어온대”라는 말을 듣고 “야, 저건 내 거야”라고 했는데 국립발레단 게시판에 오디션 공고가 나 직접 지원했다고 한다. 홍 씨가 이 작품의 협력연출·안무를 맡은 것은 그 다음에 알았다고.
‘컨택트’는 독립된 3개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1장 ‘그네타기’는 프랑스 풍속화가 프라고나르의 그림 ‘그네’에서 영감을 얻은 성적 환상을 잡아냈다. 2장 ‘당신 움직였어?’는 무뚝뚝한 남편에게 염증을 느끼는 중년여성의 환상을 그렸고, 3장 ‘컨택트’는 우연히 술집에서 본 젊은 여성에 대한 중년 독신남성의 환상을 담았다.
이 씨는 “하체는 발레를 추면서 상체로는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크다”면서도 안무가의 위치에서 무용수의 위치로 돌아가 보니 새로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김 씨는 “힘들긴 해도 발레리나로서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몸 언어를 익히는 게 아주 짜릿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씨의 춤에 대해 “처음엔 포복절도하고 나중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평했다. 이 씨도 김 씨에 대해 “춤추지 않고 그냥 등장만 해도 ‘빛이 있으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눈부시다”고 칭찬했다. ‘컨택트’는 내년 1월 8∼17일 LG아트센터(02-2005-0114), 1월 22∼31일 고양아람누리(1544-1555)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