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소재 연극 ‘고래’31일~1월 17일 서울 대학로
연극 ‘고래’에서 북한 잠수정 속은 총성이 울려 퍼지는 인생의 막다른 골목이 된다. 사진 제공 극단 백수광부
31일 개막하는 공연에는 올해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수상자인 박근형 씨(극단 ‘골목길’ 대표·서울예대 극작과 교수)가 연출을 맡았고 ‘골목길’과 ‘백수광부’의 배우들이 함께 출연한다. 지난해 밀양 연극제에서 이 작품을 인상 깊게 봤던 박 씨가 연출을 자처하고 나섰다. 초연 때는 희곡을 쓴 이해성 씨가 연출을 했다.
무대는 남쪽 바다에 잠입한 북한 잠수정 안. 지난해 공연에는 잠수정의 천장이 없었지만 올해는 돔 형태로 만들어 한층 숨 막히는 좁은 공간을 그려낸다. 등장인물은 잠수정을 조종하는 선원 4명과 공작사업을 수행하고 돌아온 남파 간첩 3명이다. 극 전반부에는 남한에서 훔쳐온 브래지어와 콘돔을 두고 걸쭉한 농담을 펼치지만 한국군에게 쫓기는 후반부에는 총성이 울리고 덧없이 생명이 스러져간다. 초연 무대가 거친 남성미를 부각시켰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비좁은 잠수정을 분주하면서도 감성적인 공간으로 살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7년 신작 희곡 페스티벌에서 당선했고 2008년 밀양 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았으며 서울문화재단 창작활성화 사후지원작으로 선정됐다. 31일∼2010년 1월 17일 서울 대학로 정보소극장. 2만 원(청소년 1만 원). 02-814-1678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