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18개 단과대학을 10개로, 77개 학과(학부)를 40개로 줄이는 한국 대학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학부 학과 구조조정을 한다. 법대와 미디어공연영상대는 사회과학대에 편입되며, 예술대 음악대 국악대는 예술대로 통폐합된다. 생활과학대는 사회과학대와 자연과학대, 예술대 등으로 분리 흡수된다. 지난해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이후 중앙대는 올해 2월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고 3월 교수연봉제를 도입한 데 이어 대학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과대와 학과 통폐합에 나선 것이다.
▷한국 대학에서 학과는 한 번 생겼다 하면 절대 죽지 않는 불사조다. 교수와 재학생, 동문이 똘똘 뭉쳐 온갖 학문적 이론을 끌어다대며 영역 지키기에 매달린다.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대학교수도 ‘내 전공은 안 되니 다른 전공을 없애라’가 주된 요구사항이다. 학과 구조조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1957년 생겨난 서울대 외교학과가 정치학과와 합쳐지는 데 53년이 걸린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구조조정안을 두고 박용성 이사장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말을 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