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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言忠信하며 行篤敬이면 雖蠻貊之邦이라도 行矣어니와…

입력 | 2010-01-01 03:00:00


‘논어’ ‘衛靈公(위령공)’을 보면 子張(자장)이 어떻게 해야 行할 수 있느냐고 묻자 공자는 위와 같이 대답했다. 子張은 공자보다 48세나 어린 제자였다. 이보다 앞서 ‘顔淵(안연)’에서 子張은 어떻게 해야 達할 수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行은 達과 같되, 行은 行世(행세), 達은 通達(통달)이다. 行이란 곧, 한 인간으로서 떳떳하게 살아나가 남들의 존경을 받는 것을 말한다.

忠信의 忠은 진심을 다함, 信은 남을 기만하지 않음이다. 篤敬의 篤은 도탑고 신실함, 敬은 공손하고 신중함이다. 단, 忠과 篤이 각각 信과 敬을 수식한다고 볼 수도 있다. 雖∼는 ‘비록 ∼일지라도’이다. 蠻貊은 未開의 나라를 가리킨다. 蠻은 남방의 오랑캐, 貊은 북방 오랑캐인 北狄(북적)을 뜻한다. 州里는 자기의 鄕里(향리)다. 州는 1만2500호의 마을, 里는 25호의 마을이다. 乎哉는 반문의 어조를 띤다.

주자는 ‘白鹿洞書院學規(백록동서원학규)’에서 言忠信, 行篤敬, 懲忿窒慾(징분질욕), 遷善改過(천선개과)를 修身(수신)의 요점으로 삼았다. 懲忿窒慾은 ‘주역’의 말로, 忿怒(분노)를 참고 私慾(사욕)을 억제함이다. 遷善改過도 ‘주역’의 말로, 선으로 옮겨가서 지난 잘못을 고침이다. 그 둘보다 言忠信과 行篤敬이 앞에 있다. 오늘날에도 떳떳한 인간으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우선 말이 진실하고 신의가 있으며 행실이 독실하고 공손해야만 할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