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 발자취 日에도 아련히… 1653년 하멜의 제주도 표착과 13년에 걸친 조선에서의 억류생활은 17세기 조선이 유럽과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됐다. 1666년 전남 여수에서 일본으로 탈출한 하멜이 네덜란드로 돌아가기 전까지 2년 동안 머물렀던 나가사키 시의 데지마 거리. 나가사키=이새샘 기자
길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틀어 늘 새로운 세계와 문화로 열려 있다. 역사와 문화는 길을 따라 이어지고 형성돼 왔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민족은 유사 이래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고대시대부터 인종 언어 국경을 넘나들며 교류를 해왔다. 21세기를 글로벌 문화 시대라고 하지만 국경을 넘어선 문화와 소통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이뤄진 셈이다.
선인들이 오고 갔던 길에 담긴 역사와 문화의 흔적, 그 진취적인 정신과 현재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획시리즈 ‘길, 역사를 따라 문화를 따라’를 시작한다. 첫 회는 ‘표류의 길-코레아, 유럽을 만나다’. 1653년 풍랑을 만나 우연히 이 땅에 표착한 네덜란드인 하멜의 13년 여정을 통해 ‘코레아’와 서양의 만남을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