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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 수첩] 필라델피아와 결별 박찬호, 샌프란시스코는 ‘기회의 팀’

입력 | 2010-01-04 07:00:00

 박찬호. 스포츠동아DB


월드시리즈 종료 후 필라델피아에서 프리에이전트(FA)가 된 박찬호(37)의 협상과정을 지켜보면서 3가지 정도를 전망했었다.

첫째, 박찬호의 몸값이 폭등하지 않으리란 점이다. 셋업맨도, 클로저도 아니기 때문에 몸값 인상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둘째, 해를 넘긴다는 점이다. 박찬호가 국내 기자회견에서 2010년에도 선발로 뛰고 싶다고 밝혔을 때 에이전트 스티브 보리스의 운신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셋째, 필라델피아와의 결별이다. 필리스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이 지난해 12월 18일 양측에 금액 차이가 크다고 말했을 때 이는 사실상 결별을 의미한 발언이었다. 메이저리그는 국내처럼 협상을 오래 끌지 않는다. 전력을 좌우하는 대어가 아닌 이상 FA 시장에서 대체선수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국내에서 박찬호의 몸값으로 500만 달러 설도 제기됐는데 이는 메이저리그의 현실을 모르는 얘기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이 제시한 300만 달러선이 결국 시장가격이다. 앞으로의 계약은 인센티브를 얼마나 삽입해 박찬호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FA 선언 후 박찬호의 이름이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달 31일 ESPN의 인터넷 루머 센트럴에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행이다. 루머 센트럴은 ‘샌프란시스코가 불펜투수 보비 하우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찬호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매우 가능성이 높은 전망이다.

전문 불펜요원인 하우리는 지난해 63경기(63.2이닝)에서 46탈삼진, 23볼넷에 2승6패, 방어율 3.39를 마크했다. 2009년 연봉은 275만 달러였고 얼마 전 같은 서부지구의 애리조나와 구단옵션이 포함된 1년 계약을 했다. 2010년 연봉은 발표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입장에서는 현재 FA 시장에서 하우리를 대체할 투수로는 박찬호가 제격인 셈이다. 나이도 같고 올해 활약한 상황이나 기록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몸값도 비슷하다.

박찬호의 새 둥지로 샌프란시스코는 비교적 무난한 팀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인 샌프란시스코는 최종 2주를 남겨두고 탈락했다. 마운드는 사이영상 수상자인 팀 린스컴, 맷 케인 쌍두마차에 마무리 브라이언 윌슨이 버티고 있으며, 한때 메이저리그 정상을 자랑했지만 배리 본즈가 떠난 이후 허약한 공격력이 한계를 드러냈다. 2010년 LA 다저스, 콜로라도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경쟁을 펼칠 수 있는 팀이다. 아울러 서부팀이라는 점도 박찬호에게는 매력적이다. 마리나델리에 있는 박찬호의 집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승용차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스프링캠프도 애리조나에 있다. 어린 두 자녀를 둔 박찬호에게는 이점이 많다. 메이저리거들은 나이가 들면 연봉도 신경 쓰지만 팀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LA | 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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