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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에게 빼앗긴 미스 파리 왕관

입력 | 2010-01-04 15:29:33

전 남친이 팔아넘긴 누드사진으로 '미스 파리' 박탈
'켈리 보쉔코 스캔들' 확산




'남친 하나 잘못 만나 왕관도 뺏기고 가족도 잃고….'

2009년 '미스 파리'로 지난해 10월 선발된 켈리 보쉔코(23)의 누드 사진 유출 사건이 자격 박탈, 소송 제기 등으로 확대되며 프랑스와 인근 유럽 국가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스 프랑스' 선발위원회는 보쉔코의 '미스 파리'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발간된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Paris Match)' 최신호가 보도했다.

성적으로 개방된 프랑스에서도 '미스 프랑스'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누드 또는 신체의 일부분이 노출된 상태에서 성적, 종교적, 도덕적으로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사진 또는 영상물을 찍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찍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보쉔코는 자격 박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선발위원회의 주장이다.

'보쉔코 스캔들'은 지난해 12월24일 발간된 월간지 '앙트르뷔(Entrevue)'에 보쉔코가 19세 때 찍은 포르노 풍 누드 사진이 실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프랑스 언론은 '미스 파리,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한 희생자인가, 아니면 창녀인가' '이렇게 음란한 사진을 찍은 자에게 자비란 없다'는 등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을 쏟아내며 이번 사건을 연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보쉔코는 '파리마치'와의 인터뷰에서 "모델 지망생이던 19세 때 술에 취해 사진가인 남자친구와 사적인 사진을 찍은 것뿐이며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으로 가족들도 등을 돌렸고 현재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됐다"며 자신이 희생자임을 강조했다.

보쉔코 측은 이 사진을 언론사에 팔아넘긴 옛 남자친구와 누드 사진을 최초로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미스 프랑스' 출신 여성들이 외설적인 사진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미스 프랑스로 선정된 발레리에 베구는 혀로 우유를 핥는 관능적인 모습과 노출이 심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습이 잡지에 실려 자격을 잃을 뻔 했다가 구제된 적이 있다. 1983년도 '미스 프랑스'로 선발된 이자벨 튀르포 역시 외설적인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왕관을 잃었다.

선발위원회 측은 '보쉔코 스캔들'을 프랑스 미인대회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규정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주느비에브 드 퐁트네 선발위원장은 스위스 일간지 '르 마탱(Le Mati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성적 수치심에 둔감해진 사회상을 반영한 개탄할 만한 일"이라면서 "연인이 서로를 존중하지 않은 탓에 벌어진 사건인 만큼 누구에게든 동정심을 느끼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파리 아가씨들은 '과거'를 파악하기 힘들어 앞으로는 '미스 파리'를 따로 뽑지 않고 파리를 포함한 주변 지역을 일컫는 '일 드 프랑스(Ile de France)'를 통합해 한 명의 후보만을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