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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신년사… “생존” “성장” 결연한 각오

입력 | 2010-01-05 03:00:00


《최고경영자(CEO)들은 4일 신년사에서 저마다 표현은 달리했지만 큰 틀에서 올해 경영목표로 ‘생존과 성장’을 제시했다.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의지로 직원들을 독려했고, 어려움에 빠진 기업은 위기 탈출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제시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기업도 많았다.》


■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年 540만대 생산… 세계일류 도약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생산 및 판매목표로 540만 대를 제시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사진)은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지속적 품질 향상을 통한 소비자 인식변화 등 세계 일류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초석을 닦았다”며 “2010년을 그룹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해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글로벌 비상경영체제 강화 △고객 존중 경영 △투자 및 고용 확대 △선진적 노사문화 정착 △친환경 경영 등을 올해 중점 경영과제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의 성공적 완공을 계기로 제철산업과 자동차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고품질 자동차 생산은 물론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제철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또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노사 관계의 안정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올해를 ‘선진 노사문화 정착’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 친환경 녹색성장과 4대 그린카 강국 조기 진입을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모든 사업분야 세계 1위 오를것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사진)이 “모든 사업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 사장은 4일 임직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신년 시무식을 열고 “현재 세계 시장 1위인 사업은 ‘초(超)경쟁력’을 확보하고 다른 사업도 1등 반열에 오르도록 사업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자”고 말했다.

최 사장은 올해가 구조조정을 마친 글로벌 경쟁사들과 치열하게 공방을 펼쳐야 하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비해 TV 메모리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현재 세계 1위인 사업은 2위를 압도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1위에 근접한 휴대전화 사업은 1위와 격차를 좁혀야 하며, 프린터 컴퓨터 생활가전 등은 빨리 1등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과 환경 등 신규 사업을 기존 사업과 함께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는 양대 발전 축으로 삼아야 한다”며 “부품과 세트를 모두 갖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진정한 컨버전스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의 기업 체질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제조업체의 정체성이 너무 강해 지식기반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고전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박찬법 금호아시아나 회장
‘생즉사 사즉생’으로 부활하자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살려 하면 죽고 죽으려 하면 산다)’의 결연한 각오로 구조조정에 적극 동참해야 그룹이 새롭게 태어난다.”

주요 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금호아시아나 박찬법 회장(사진)의 신년사에서는 비장한 각오가 묻어났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끝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불가피하게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을 주채권은행에 요청하게 됐다”며 “참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며 임직원 여러분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어느 때보다 집념과 도전의 정신이 필요한 때이며 다시 한 번 저력을 발휘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내자”고 당부했다.

금호산업과 함께 워크아웃이 시작되는 금호타이어도 이날 비장한 분위기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이 회사는 올해가 창립 50주년이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은 신년사에서 “사장으로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오게 된 것에 대해 비통함을 금할 수 없으며 임직원 여러분께 미안하고 죄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완벽하게 생존하자”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조직 전 부문에 걸쳐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