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신년 국정연설에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 위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환경 위기가 신(新)질서를 재촉하고 있다”며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기후변화에 선제적이며 근원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내세운 비전이 세계가 내세우는 비전이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와 환경, 두 토끼를 잡기 위한 녹색성장 선도국가를 만들자는 제안이요, 이를 위해 최대한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우리는 지난날 산업화 과정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그렇다면 녹색경제에서 새로운 기적을 못 만들 까닭이 없다. 한국인의 도전정신, 지혜와 저력을 결집한다면 21세기 녹색경제 시대의 선발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녹색경제를 향한 도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글로벌 경제와 기후변화 등 세계질서의 개편이 우리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기후변화 방지에 참여하지 않는 나라에 불이익을 주는 보호주의가 대두하면서 비관세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녹색성장을 먼저 서두르지 않으면 산업 및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반대로 이 위기를 잘만 활용하면 21세기 신경제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이제 우리의 할 일은 선언적 차원을 넘어 정책과 녹색생활 등 구체적 실천으로 녹색성장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말 녹색성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저탄소녹색성장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저탄소 산업이자 우리 기술력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수주해 녹색성장의 큰 물꼬 하나를 텄다.
하지만 녹색성장은 국민 모두의 인식과 생활방식의 전환 없이는 어렵다. 이 대통령이 어제 폭설로 국무회의에 지각한 장관들을 겨냥해 “평소 지하철을 타보라”고 말한 것도 경제체질과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녹색강국을 이룩하려면 정책만으로는 안 된다. 지도층의 솔선수범, 국민 각계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답은 행동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