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사상 최고 흥행속도 아바타의 3가지 파격
영화 ‘아바타’의 촬영 현장에서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주인공 제이크 설리 역의 샘 워딩턴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영화는 수익 1조 원을 넘기며 세계 영화사상 흥행 4위에 올랐다. 사진 제공 20세기폭스코리아
개봉 17일만에 매출 1조원 넘어… 역대 1위 예상
3D입장료-입체안경-특수장비로 영화문법 바꿔
▽최고속도 고수익 영화=“이 영화가 이렇게 빨리 수익을 거둔 건 큰 물음표다.”(미국 박스오피스 분석담당 폴 데거러베디언) ‘아바타’의 흥행속도는 캐머런의 전작이자 가장 많은 돈을 번 영화 ‘타이타닉’보다 빠르다.
이유는 뭘까. 높은 티켓 가격을 매긴 3D상영이 가장 큰 요인이다. 국내의 경우 3D상영은 일반 영화(2D)보다 2배가량 비싼 1만3000∼1만6000원을 받고 있다. 20세기폭스코리아는 “미국 내에서 거둔 수익 중 40%가량은 3D상영관에서 벌어들였다”고 말했다. ‘스크린 다이제스트’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동일한 영화의 일반 상영과 입체 상영을 비교했을 때 후자의 수익률이 일반 상영에 비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관람의 재미를 되살리다”=관객을 동원하는 데 장애 요소가 될 것으로 여겼던 점들마저 기존 영화와 다른 경쟁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캐머런 감독은 오랫동안 잊었던 영화 관람의 경이로움을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직장인 이진아 씨(27)는 “불편할 줄 알았던 입체 안경도 새로운 문화를 체험해보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극장도 바뀌고 있다. ‘아바타’가 선보이기 전인 지난해 9월경 국내 3D(아이맥스 포함)상영관은 50여 개 미만. 하지만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각 극장은 3D상영관을 117개로 늘렸다. ‘토이스토리3’ ‘스텝업’ 등 올해 미국에서 개봉할 입체영화 라인업이 20개에 이르자 극장들은 3D상영관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의 이상규 부장은 “앞으로 3D상영관이 전체 스크린의 30%까지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바타’의 흥행 폭풍으로 3D시대의 서막은 확실히 열렸다. TV 게임기를 비롯한 3D시장이 2012년까지 약 32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