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탄소 제로 세계의 그린 도시를 가다]스웨덴 함마르뷔 셰스타드 - 말뫼

입력 | 2010-01-06 03:00:00

‘쓰레기’로 車 굴리고 오븐 켜고…
오폐수 등 재활용 통해 바이오가스-전력에너지 얻어
상상력+그린인프라, 석유-석탄 의존도 50% 줄여




스 웨덴 수도 스톡홀름 남동부 함마르뷔 셰스타드의 주택들. 스톡홀름의 31개 건축회사가 참여해 탄소제로 인프라를 구축한 이 도시의 아파트들은 태양광을 최대한 모으고 절연을 강조한 3중 유리창과 테라스가 특징이다. 사진 제공 렌나르트 요한손 스톡홀름시 도시계획국 소속 사진가


《기후변화의 주범 온실가스의 80% 이상이 도시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최근 들어 영국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독일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탄소 제로 도시(carbon zero city)’ 프로젝트가 붐을 이루는 이유다. ‘포스트 오일 시대’에도 에너지산업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탄소 제로 도시를 꿈꾸는 지구촌의 앞선 도시들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남동쪽 신도시 함마르뷔 셰스타드. 7000가구 2만여 명이 사는 아파트단지로 구성된 이 작은 도시는 2010년 유럽환경수도로 지정된 스톡홀름에서 탄소배출량 ‘0’을 꿈꾸는 상징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스웨덴 국빈 방문 때 이곳 모델을 한국 신도시에 적용하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거론하면서 한국에서도 유명해졌다.

지난해 12월 9일 찾은 함마르뷔는 청정도시 그 자체였다. 연기도 매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하철과 트램(전차)은 100% 쓰레기를 태워 생산한 재생에너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른바 녹색 전력(green electricity)이다. 거리 주유소에선 음식물 쓰레기 같은 유기물 쓰레기를 재활용해 생산하는 바이오가스를 주유할 수 있다. 승합차에 바이오가스를 주유하던 한 주민은 “바이오가스는 가격도 싸고 효율도 높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바이오가스 에탄올은 L당 9.59SEK(스웨덴 크로나·1564원), 휘발유는 12.45SEK(2030원)이었다.

일반 가정에서도 바이오가스를 쓰고 있었다.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만난 주민 얀 요한손 씨는 “집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재활용해 가스오븐을 켜는 데 충분한 바이오가스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함마르뷔 아파트단지에는 에너지절약 시설들이 많다. 이를테면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올 때 공기가 같이 나오게 하는 필터를 설치해 물의 양이 줄었다는 느낌 없이 물을 절약할 수 있게 한 시스템 같은 게 대표적이다. 또 아파트의 모든 유리창은 3중창이다.

함마르뷔의 에너지 절약 기반시설을 설계한 스웨덴의 대표적인 건축회사 텡봄(TENGBOM)의 대외홍보 책임자 스텔란 프릭셀 씨는 이 대통령 스웨덴 방문 공식회담에 배석한 인물. 그는 이 대통령으로부터 “에코 시티,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의 비결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인프라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가 자랑한 함마르뷔의 탄소제로를 위한 인프라로는 △녹색전력망 △하수 및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 △지역냉난방 시스템 △저탄소 대중교통체계 △절연 건축 등이다. 특히 1953년에 시작한 지역냉난방 원료의 87%는 버려진 목재에서 얻은 바이오매스라는 재활용 연료를 사용한다. 그는 “흔히 ‘지역 난방(district heating)’은 개별 주택에 열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만 우리는 이들 주택에서 열을 회수하는 데도 중점을 둔다. 예컨대 욕실에서 버리는 더운 물의 열도 재활용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상상력과 인프라가 석유도 석탄도 나지 않는 스웨덴이 최근 30년 동안 화석연료 의존도를 50% 이상 줄인 비결이다.

함마르뷔의 ‘탄소제로’ 인프라는 남부 해안도시 말뫼에서도 볼 수 있었다. 말뫼에는 함마르뷔와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풍력과 지열 등 100% 신재생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웨스턴하버가 있다.

함마르뷔 셰스타드·말뫼(스웨덴)=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