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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정조 어찰… 키워드로 본 한국문화

입력 | 2010-01-06 03:00:00

문학동네, 시리즈 1차 5권 펴내




5일 ‘키워드 한국문화’ 출판 간담회에 참석한 서신혜 한국학 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신수정 문학평론가, 박철상 고문헌연구가, 김문식 단국대 교수(왼쪽부터). 사진 제공 문학동네

출판사 ‘문학동네’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서 키워드 하나를 잡아 방대한 사료와 함께 소개하는 인문학 총서 ‘키워드 한국문화’를 5일 출간했다.

문학동네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키워드 한국문화’ 1차분 5권을 발표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추사 김정희의 일생을 담은 ‘세한도’, 정조의 어찰(御札)을 통해 인간적 내면을 엿본 ‘정조의 비밀편지’, 구운몽에 등장하는 그림들을 살핀 ‘구운몽도’, 조선시대 왕실 교육을 소개한 ‘왕세자의 입학식’, 조선인들이 꿈꿨던 세상을 그림을 통해 재구성한 ‘조선인의 유토피아’다.

처녀귀신, 은행나무, 묘호(廟號·임금의 시호), 소리꾼, 노출 등의 키워드를 담은 책들도 곧 나올 예정이다.

이번 시리즈는 정병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외국에서 강의할 때 소개할 만한 깊이 있는 한국문화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데서부터 기획됐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인문학 내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지적 충동이 일어나는 등 인문학의 팽창과 변화가 급속히 나타나고 있지만 대학 연구가 이를 모두 반영하진 못하고 있다”며 “대중의 인문학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자는 취지로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가 쓴 ‘정조의 비밀편지’에는 지난해 2월 공개된 정조 어찰 297통의 발굴 과정에 참여한 저자의 연구가 반영됐다. 세심하고 온화하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주변과 대립하면서 강경하게 정사를 처리하려 했던 새로운 정조의 모습을 그렸다. ‘정조 독살설’에 대한 반박도 실었다.

추사의 세한도는 주로 미술사학계에서 다뤄진 그림이지만, 이번에 박철상 고문헌연구가가 쓴 ‘세한도’에서는 세한도를 19세기를 읽는 문화적 코드로 승화시켰다. 저자는 추사와 관련된 새 자료를 바탕으로 추사가 제주도로 유배되기까지 어떻게 심문을 받았는지를 재현했다.

대중 독자를 대상으로 한 시리즈인 만큼 자료 사진과 그림을 풍부하게 담았고, 소리꾼을 다룬 책에서는 CD를 첨부할 예정이다. 또 이번에 나온 5권의 저자들은 다음 달에 ‘시민들과 함께하는 키워드 한국문화 교양강좌’를 무료로 열어 독자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기획위원 및 저자로 참여한 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일반인 대상으로 강의를 해보면 인문학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와 수준이 예상보다 높다”며 “좁은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 인문학의 수준을 높여놔야 독자층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