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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은 45분짜리?

입력 | 2010-01-07 07:00:00

허정무 “득점왕 프리미엄 없다…실력 보여달라”



 스포츠동아DB


국내파로 이뤄진 한국대표팀이 5일(이하 한국시간) 훈련에 돌입함에 따라 태극전사들의 생존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누구 하나 예외일 수 없다. 호랑이해를 맞은 ‘라이언 킹’ 이동국(전북·31)도 마찬가지다. 동계훈련에서 ‘허심(許心)’을 잡아야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이동국의 승선 여부는 이번 전훈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허심을 잡기 위해서는 본선에서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이동국의 각오는 비장하다.

“45분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 4일 인천 출국장에서 만난 이동국의 짧지만 강렬한 각오였다.

이전 월드컵을 맞는 자세와는 확연히 달라보였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허정무호에 합류했지만 아직 믿음을 주기엔 역부족이다. 4차례 출장했는데, 45분 출전이 3경기, 31분 출전이 한경기다. 그래서 ‘반 게임용’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수식어가 붙었다.

이는 해외파에 밀렸고, 여전히 테스트 대상이라는 의미다.

이를 알고 있는 이동국은 “반쪽짜리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실력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연말에도 꾸준히 개인훈련을 하며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지훈련 기간에 벌어지는 5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면서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생사여탈권을 쥔 허 감독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지난해 합류한 이동국이 아직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고 잘라 말한다. K리그 득점왕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의미가 다르다고 했다.

허 감독은 “대표팀에선 고참이나 신참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나이 보다는 서로 경쟁을 통해 발전해 가고, 거기고 살아남는 선수가 월드컵에 갈 수 있다. 이동국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무대에서도 통할 자신만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국의 최종엔트리 승선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반반이다. 앞으로가 중요하지 지난 과거는 의미가 없다”면서 분발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지훈련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이동국과 월드컵, 한마디로 우여곡절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통해 단박에 최고 스타의 자리에 올랐지만, 홈에서 열린 2002년 대회에서 끝내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절망했다. 권토중래한 2006년 대회에서는 막판까지 최고의 페이스를 끌어올렸지만 결국 부상으로 또 한번 좌절을 겪었다.

남아공월드컵은 이동국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이번 전지훈련은 그 기회를 잡기 위한 출발선이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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