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살인마 잭’ 무대에서 영국 런던의 뒷골목(왼쪽)은 한 바퀴 회전하면 여주인공 글로리아의 방이 된다. 사진 제공 엠뮤지컬
A: 오디오 ‘턴테이블’처럼 대형 원반 올려놔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회전 무대는 극의 역동성을 살리고 공간을 확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살인마 잭’(8∼31일·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은 회전형 무대가 큰 효과를 내는 작품이죠. 무대가 회전하면서 영국 런던의 뒷골목, 여주인공 글로리아의 방, 살인이 벌어지는 끔찍한 공간으로 바뀝니다.
이 위에 면(面)마다 뒷골목, 방 등 각기 다른 무대를 꾸민 육중한 무대 장치를 얹고 바닥을 회전시킵니다. 제작사인 엠뮤지컬 고한희 홍보팀장은 “서울에 있는 공연장 대부분은 전력이 충분하지만 지방에는 전력이 부족해 발전기를 설치한 특수 차량을 부를 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살인마 잭’에서 장면에 따라 방향을 바꿔야 하는 무대 장치는 중심축이 한쪽으로 쏠리기 쉽습니다. 회전할 때 뒤뚱대거나 기울어지지 않는지는 돌려보지 않고는 알 수 없었죠. 제작소에서 미리 시험해 본 뒤 실제 무대로 옮겨왔습니다. 또 정확한 위치에서 회전을 멈추도록 스태프가 수십 차례 연습하며 감을 익혀둬야 합니다.
회전 속도는 극의 긴박감이나 음악의 빠르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돌아가는 속도는 실제 무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속도를 100%로 표현하지요. ‘살인마 잭’의 서숙진 무대감독은 “80%로 회전하면 무대 위에 있을 때 배우가 살짝 어지러운 정도”라면서 “일반적인 장면 전환에서는 40∼50%, 살인을 저지르거나 쫓기는 장면에서는 60∼80%까지 속도를 높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공연한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에는 도로시와 친구들이 오즈를 찾아 떠나는 길에 회전하는 노란색 벽돌 길을 걷는 장면이 나옵니다. 도로시 역을 맡은 배우 임혜영 씨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무대 위에서 등장과 퇴장을 하고 연기와 노래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다칠 수 있어서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등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씨가 대답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