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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끼리 ‘언니’라고?…드라마 ‘추노’ 속 호칭화제

입력 | 2010-01-08 15:23:19

방영 이틀 만에 최고의 화제 드라마가 된 KBS 2TV '추노'. 이 드라마에 등장한 근육질의 남성들은 서로를 '언니'라고 부른다.


방송 이틀 만에 2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대박 드라마'로 떠오른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의 등장인물 간 호칭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선시대 도망간 노비를 쫓는 사냥꾼, 추노꾼을 다룬 이 드라마에서 거친 남성들끼리 서로를 '언니'라고 부르는 탓이다.

주인공 이대길(장혁 분)에게 또 다른 추노꾼이자 예전의 보스 천지호(성동일 분)가 다시 자기 밑으로 들어와 일하라고 하자 이대길이 "언니, 호랑이가 어떻게 개 밑으로 들어가나"하고 답하는 식이다. '언니'라고 부르는 대사가 유독 많은 장혁은 누리꾼들을 통해 '대길 언니'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시청자들의 혼란을 예상한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언니는 동성의 손위 형제를 가리키는 조선시대 용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각 포털 사이트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조선시대에 남성들끼리 실제로 '언니'라고 부르던 문화가 있었는지를 가리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는 이런 논란에 대해 "조선시대에는 실제로 양반가를 중심으로 동성의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끼리도 한자어인 '형' 대신 우리말 표현인 '언니'를 썼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과 충청도 지역에서 널리 쓰이던 이 표현은 현대까지 이어져 지금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남자 사촌 또는 형제간에 '언니'라고 부르는 집안이 적지 않다는 것.

안 교수는 "역사적으로 말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아 고증이 쉽지 않지만 실제로 이런 표현을 쓰는 전통이 이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이를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노'라는 직업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노(推奴)의 사전적 의미는 '조선시대에 주인과 따로 거주하며 독립적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외거노비(外居奴婢)에게 그 주인이 몸값을 징수하던 일'.

단국대 사학과 김문식 교수는 "'추노'가 직업적 형태로 존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노비를 재산으로 여기고 철저히 관리했던 조선시대 양반 사회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양반들이 도망간 노비를 잡기 위해 '특수한 사람'을 고용하는 행위를 했을 개연성은 높다"고 말했다.

'추노'는 6일 첫 방송에서 전국시청률 22.9%(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으며 2회 째인 7일의 시청률은 24.8%였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동영상] 추노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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