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이야기/가와시마 고타로 지음·양영철 옮김/248쪽·1만3000원·비즈니스북스작은 점포서 출발한 ‘유니클로’ 성공비결은 실패사업서 발빼기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일본 캐주얼 의류업체 유니클로의 도쿄 매장.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음식점이나 옷가게 같은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고 한다. 퇴직금 받아 어렵사리 창업했는데 갑자기 불황이 닥쳐 빚만 떠안게 된 이웃들이 적지 않다. 자영업을 성공하는 비결이 뭘까.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작은 점포를 운영하더라도 대기업을 운영하는 마음가짐으로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하기야 작은 음식점이라도 원료를 구입해서 상품을 만들고 가격을 정하고 서비스하는 일은 대기업과 다를 바가 없다. 규모와 인원만 다를 뿐 기능과 역할은 대동소이하다. 주인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영업이 더 어렵고 고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에 창업에 성공한 기업인들 중에는 작은 가게 자영업에서 시작한 사람이 많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쌀가게 점원에서 시작해 쌀가게를 인수해 운영하다가 자동차 정비업을 한 경험도 있다. 제약회사 창업자 가운데는 작은 약방에서 시작한 사람도 적지 않다. 근래 들어서는 웅진그룹 창업자인 윤석금 회장이 작은 학습지 사업에서 출발해 대기업을 일궜다.
이 책은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지방의 작은 양복점 주인에서 시작해 25년 만에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된 자영업자에 관한 얘기다.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에서 ‘승리한 단 하나의 기업’으로 불리는 일본 캐주얼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주인공이다. 25년 전 대학을 갓 졸업한 야나이 다다시는 아버지의 작은 양복점을 물려받아 유통업으로 발전시켰다. 기존 소매업의 한계와 문제점을 파악해 새로운 소매유통점인 유니클로 1호를 만든 이야기를 비롯해 그의 비즈니스 철학을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흥미로운 대목은 자영업에서 시작해 대성공을 거둔 기업인이건만 실패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실패할 거라면 빨리 실패를 경험하는 편이 더 낫다고 적극적으로 생각한다. 아홉 번 실패하더라도 회사가 완전히 망하지만 않으면 한 번 성공하면 된다는 식이다. 그래서 저자는 유니클로의 역사는 실패의 역사라고 단언하고 있다.
다만 실패한 뒤의 처리과정이 다르다. 보통의 경영자라면 자신의 결정으로 실패한 사업에 더욱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야나이 회장은 실패한 것은 단번에 도려내고 실패에서 과감하게 발을 뺀다고 한다. 이것이 가능했기에 경쟁이 치열한 소매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자유주의 경제학에 ‘딴죽’▼
프랑스 파리8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저자가 다양한 관점에서 기존의 자유주의 경제학에 시비를 건 에세이 모음집이다.
자유주의 경제학의 기초 모델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자유로운 판단을 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하고 필요에 따라 여가를 즐기며 살아가기 힘들다. 오히려 자발적으로 일과 회사에 예속된 노예로 살아간다. 저자는 르네 지라르의 ‘모방적 경쟁’을 인용해 그 이유를 설명한다. 사물에 대한 욕망이 사물을 소유한 사람에 대한 시기와 부러움으로 바뀌어 그 사람들을 모방하고자 하는 데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들의 삶의 수준을 비교하는 기대수명에 대해서도 본질적 성찰을 요구한다. 수명이 길어진 것은 맞지만 20세와 21세 사이의 어디쯤에서 늘어난 7∼8년이 아닌 가장 나약한 상태에서 맞게 되는 생명 연장이 과연 축복인가를 묻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구글의 발빠른 혁신 노하우▼
구글이 다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본사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넥서스원’ 때문이다. 이 스마트폰으로 구글은 아이폰의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구글이 새삼 주목받는 시기에 구글의 성공 배경과 현안을 다룬 책이 나왔다. 저자는 구글의 힘으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생각과, 발 빠른 혁신을 꼽았다. 단순한 지도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는 상황이 되자 인공위성 사진을 활용한 구글어스를 재빠르게 내놓은 게 대표적 사례다.
성공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 구글은 한때 방만한 투자를 하다가 직원의 절반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해야 했고,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는 저작권 침해 문제로 끊임없이 시비를 겪고 있다.
책에는 구글폰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상관없다. 구글엔 경쟁사들이 지쳐 떨어져 나갈 때까지 버틸 자금이 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