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계에선]이상철 통합LGT 부회장 뼈있는 ‘비유화법’

“내 허물 다 벗고 죽어야 봄에 다시 필 수 있는법”

○…6일 통합LG텔레콤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철 부회장이 화려한 비유와 수식어를 구사해 눈길. 이 부회장은 이날 ‘고객 한 사람에게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막에 물 한 잔이 귀하지만 물이 많은 지역에서 물 한 잔은 가치가 없다. 같은 물도 사람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지듯이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 또 아이폰처럼 쓰면 쓸수록 가치를 느끼는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열심히 공부하며 연필을 쓰게 하겠다”고 피력. 이 부회장은 LG텔레콤의 개혁방향을 묻는 질문에 “자기 허물을 다 벗고 죽어야 봄에 다시 필 수 있다”며 시종일관 화려한 비유를 동원해 답변.

금감원 내부서도 ‘관치금융’ 勞勞갈등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퇴 직후 불거진 ‘관치(官治)금융 논란’에 대해 금융감독원 내부에서조차 엇갈린 반응이 나와 눈길. 금감원 노동조합은 강 행장의 사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에 대한 사전조사에 불순한 동기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며 “금감원장이 외풍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 그러나 전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직원 300여 명은 “국민은행 조사는 정당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책임을 정치권과 언론에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노노(勞勞) 간 분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금감원 노조는 7일 “관(官)인 금융위원회가 민(民)인 금감원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치금융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사태를 금감원 독립성 강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를 드러내기도.

화제 모은 ‘손가락 경영론’ 표절 의혹

○…지난해 말 여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송년사 중 단연 화제가 됐던 한 기업 CEO의 ‘손가락 경영론’이 뒤늦게 구설. 당시 그는 “인터넷에서 보고 공감해 나름대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5개월 전인 지난해 7월 한 홍보대행사 사장이 사실상 거의 같은 내용을 사진과 함께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으로 밝혀져. 이 같은 사실은 “재해석이 아니라 아예 똑같지 않으냐”는 몇몇 누리꾼의 항의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다고. 이에 대해 해당 회사 측은 “직접 고안한 것이 아니라, 출처가 인터넷이라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최초) 출처까지는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해명.

“아기 이름 지어주세요” 대통령에 부탁

○…6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아기 이름을 지어 줄 것”을 부탁해 눈길.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이 대통령이 중소기업인들과 송년회를 가진 식당 주인이 다둥이 부부였는데, 이 대통령이 다녀간 날 밤 열셋째 아기를 낳았다”며 “남편이 직접 나를 찾아와 이 대통령께 꼭 이번에 낳은 아들 이름을 지어주면 좋겠다고 말씀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참석자 1000여 명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이 대통령이 작명할 것’을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

이마트, 경쟁사 값 더 내리자 허탈

○…신세계 이마트는 7일 “소비자에게 생필품을 싸게 대량으로 공급하는 대형마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며 생필품 12개 품목의 가격을 전격 인하. 그런데 경쟁업체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곧바로 해당 품목의 가격을 이마트보다 더 내려 버리자 허탈해하는 모습. 이마트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장기간 준비한 프로젝트인데 단순한 가격경쟁으로 비쳐 본래 취지가 훼손됐다”고 주장. 이와 관련해 제조업체들은 3대 대형마트의 경쟁이 결국 가격인하 압박으로 이어져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

“인력 10% 감축” 거래소 직원들 술렁

○…지난해 12월 30일 한국거래소의 새 수장이 된 김봉수 신임 이사장이 인력의 10%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내부 개혁안을 내놓아 눈길. 최초로 관료 출신이 아닌 증권업계에서 선임된 김 이사장이 취임 이후 ‘경영 효율화’를 첫 번째 과제로 선포한 셈. 정원 750명의 10% 이상을 감축하고 간부직 비율을 축소하는 한편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원 임금을 5% 삭감하고 시간외 수당을 낮추기로 하면서 직원들이 술렁이는 모습. 그동안 경영을 방만하게 한다는 질타를 받아온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이정환 전 이사장이 “사퇴 압력을 받았다”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는 등 논란을 겪었는데 새 이사장 체제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

“지역민 우선공급 더 이상 조정 없다”

○…서울시가 대규모 택지지역의 지역민 우선공급 비율 조정에 반발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더는 조정할 수 없다”며 일축하는 분위기. 국토부가 최근 입법예고를 통해 서울시민들에게 돌아가던 주택의 우선공급 비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줄이고 나머지 50%는 인천과 경기 주민에게 배정되도록 개정하자 서울시는 즉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결정을 비난.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떨어졌을 때 만들어놓은 규정을 이제 시대가 변했으니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라며 “이 문제를 두고 다시 서울시와 협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

SK네트웍스 식당 ‘글로벌 메뉴’ 눈길

○…최근 ‘비전 2020’을 발표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목표를 밝힌 SK네트웍스가 새해부터 ‘글로벌 문화를 음식으로 익히자’며 사내 식당에 ‘글로벌 메뉴’를 도입해 눈길. 이 메뉴는 SK네트웍스가 해외 진출 전략 국가로 정한 나라의 메뉴로 구성되는데, 이달의 첫 메뉴로 인도네시아 음식이 등장. 나시고렝, 미고렝, 치킨사타이, 가도가도, 망고스틴 등 색다른 메뉴에 직원들은 싱글벙글. 앞으로 중국, 인도, 베트남 메뉴들을 잇달아 선보여야 하는 조리팀도 생소한 레시피 탐구에 푹 빠졌다고. <산업부·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