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상워권 도약 ‘변화의 핵’
올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팀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전력이 향상된 팀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스다. 서부 콘퍼런스 북서부지구에 속해 있는 오클라호마시티는 10일(한국시간) 현재 20승16패를 마크하고 있다. 현 성적으로 끊을 경우 콘퍼런스 8위에 해당돼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전신 시애틀을 포함해 2005년 플레이오프 진출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는 23승59패로 승률 0.280을 남겼다. 괄목할 만한 변화다.
오클라호마시티는 2008년 프랜차이즈를 시애틀에서 옮겼다. 시애틀 시당국의 비협조 때문이었다. 시애틀에서 마지막 해였던 2007∼2008시즌에는 20승62패로 프랜차이즈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시즌 초반 1승12패를 기록했던 PJ 칼리시모 감독을 해고하고 감독 경험이 없는 스콧 브룩스(45)를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그러나 성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시즌이 바뀌면서 오클라호마시티는 변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포워드 케빈 두란트(22)가 있다. 두란트는 올해로 NBA 경력 3년차다. 2007년 텍사스 대학 1년을 마치고 시애틀 슈퍼소닉스에 드래프트 전체 2번으로 지명됐다. 1번은 오하이오 주립대학 출신의 센터 그렉 오든으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가 택했다.
이런 과거 때문에 포틀랜드도 1번 지명에 심사숙고했다. 하지만 2007년에도 포틀랜드는‘우승은 센터가 만든다’는 농구 격언을 굳게 믿었다. 213cm의 센터 오든을 선택한 것. 두란트와 오든은 나란히 1988년생으로 NBA 데이브 스턴 커미셔너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NBA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놓은 규정 때문에 대학 과정 1년을 거친 될 성 부른 떡잎들이었다.
올해 지명 3년이 지나면서 두란트와 오든의 행보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든은 입단 첫해 무릎부상으로 한 시즌을 아예 출장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61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8.9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또 무릎부상으로 복귀가 불투명하다.
206cm의 두란트는 스몰포워드로 해마다 기록이 향상되고 있다. 루키 시절 경기당 20.3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등극했다. 지난 시즌에는 25.3점, 올해는 28.4점으로 득점 부문 4위에 랭크돼 있다. 3년도 채 안돼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팀 성적과 맞물려 올스타에 선발되지 못했으나 올해는 무난하게 뽑힐 것으로 예상된다. 두란트는 올해 36경기에 출장해 6경기에서만 10점대 득점을 기록했을 뿐 거의 매 경기 20점 이상을 성공했다.
프로 스카우트들은 선수의 진정한 실력은 3년이 돼야 평가할 수 있다고 한다. 3년이 되면 거품도 확실하게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시애틀의 두란트 선택은 최상이다. 오든은 부상이 꼬리를 물어 현재로서는 섣부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 NBA 역대 드래프트 사상 최악의 1번 지명은 1998년 LA 클리퍼스의 마이클 올라와콴디, 2001년 위싱턴 위저즈의 콰미 브라운이 꼽힌다. 두 선수 모두 센터다.
두란트는 신장도 크지만 팔 길이가 길다. 보통 양팔의 길이는 신장과 비례하는데 두란트의 팔 길이는 222cm나 돼 수비 때 이점을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두란트가 올해 오클라호마시티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LA | 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