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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 발표]자족 가능한가

입력 | 2010-01-12 03:00:00

교육타운… 리틀 제네바… 문화클러스터… ‘장밋빛 청사진’
● 교육
외고-과고-예고 순차적 설립
자율형사립고 적극 지원
첨단 유비쿼터스 스쿨 체제로
● 리틀 제네바
국제기구 - 다국적기업본부 유치
외국인 핫라인 - 병원설치
다문화 마을도 만들기로
● 주거-교통
개발지 16만 - 주변지 4만채 건립
원주민용 아파트 500채 추가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내 접근케





11일 정부가 내놓은 세종시 수정안의 핵심은 이곳을 인구 50만 명이 상주하는 지속 가능한 자족도시로 만든다는 것이다. 직장인만 있고 가족은 따로 살거나, 주중에만 붐비고 주말에는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기존 계획도시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세종시에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를 만들고, 주변 도로 등 교통 인프라를 기존 일정보다 앞당겨 구축하는 등 우수한 정주 여건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뒀다. 교육 주거 문화 교통 인프라의 수준을 높인다는 정부의 구상이 현실화되면 10년 후 세종시는 국내 여느 도시 못지않은 명품도시로 탄생하게 된다.

○ 특목고 마이스터고 등 순차적 설립

수정안에서 정부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국제고 등 다양한 고교를 만들어 세종시에 인구를 유입시키고 교육 자족 기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2011년에 외국어고, 2012년에 과학고, 2013년에 예술고 등 각종 특목고를 순차적으로 설립할 계획. 이들 특목고는 국공립 체제로 운영된다. 정부가 밝힌 특목고 예상 규모는 외국어고 15학급 300명, 과학고 9학급 180명 정도다. 예술고는 미정이다.

수정안은 세종시에 입주할 고려대나 KAIST를 활용해 2013년까지 국제고 또는 외국인학교를 한 곳 이상 설립할 계획도 담았다. 정부는 외국인학교가 들어서면 외국 기업이나 연구소를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공립고도 20곳 정도를 세우되 이 가운데 한두 곳은 자율형, 기숙형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희망하는 학교법인이 나오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세종시에 국내외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는 것을 감안해 기업과 연계한 자율형사립고 및 마이스터고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학교 종류뿐만 아니라 시설도 수준급으로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 초중고교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정도로 하고, 인터넷과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U-스쿨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특목고나 국제고 등 우수한 고교를 근거리에 모아 교과과정이나 학교 시설을 공유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명품 스쿨타운’을 조성해 경쟁력 있는 공교육 여건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 외국인이 살기 좋은 도시로

정부는 교육 및 과학 관련 국제기구,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본부를 유치하고 국제전시장, 특급호텔 등도 한데 묶어 ‘리틀 제네바’라는 이름의 국제교류지구를 세종시 내에 따로 만들기로 했다. 또 녹지와 어우러진 다양한 문화공간을 조성해 외국인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초 공원으로만 계획됐던 280만7000m² 규모의 중앙 녹지공간은 수목원과 호수공원, 국립도서관, 테마파크 등과 연계된 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세부 내용을 보면 국내 최초의 도시형 수목원(65만 m²)이 조성되는 것은 물론 5개의 인공 섬이 갖춰진 호수공원(61만 m²), 암벽등반 같은 스포츠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테마파크(13만7000m²) 등이 들어선다. 국립도서관 역사민속박물관 등 7개 문화시설이 모인 대규모 문화클러스터(12만8000m²)도 조성된다.

정부는 아트센터와 국립도서관 등을 2012년까지 앞당겨 짓고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과 손잡고 ‘천연약재박물관’(가칭)도 세울 계획이다. 외국인 거주자를 위한 편의시설과 서비스도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외국어 표지판을 도시 곳곳에 설치하고 영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해 언어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외국인 진료 병원을 지정하고 외국인 행정업무 지원 기구나 외국인 전용 핫라인 등을 별도로 설치해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여러 나라의 주거 형식을 재현한 다문화 마을을 만들어 외국인이 기호에 맞는 주택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 수도권 연결도로 2013년 완공

세종시에는 개발예정지에 16만 채, 주변 지역에 4만 채 등 총 20만 채의 주택이 들어선다. 현재 세종시에는 초기 입주민의 정착을 위해 ‘첫마을’(6520채)과 ‘시범단지’(1만2154채)의 공동주택 건설이 우선 추진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충남 연기군 남면 송원리·나성리 일대에 조성하는 첫마을에서는 1단계 사업(2242채)으로 단독주택과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아파트 1586채가 올해 하반기에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원주민의 주거지원대책으로 영세민용 행복아파트 500채(40∼60m²)를 건립 중이며 국가재정으로 500채를 추가로 건립하기로 했다. 입주 시기도 2012년 말에서 2011년 말로 1년 단축한다.

세종시의 교통체계는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하고 도시 내에서는 어디서나 목표지점까지 2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완성된다. 수도권, 대전 등 주요 지점 연결도로는 2013년까지 완공하고 공주·청원나들목·청주·조치원 등과의 연결도로는 2015년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교통망 확충 사업은 △2011년 경부고속철도 오송역 연결도로(9.0km) 신설 △2011년 대전 유성 연결도로(8.8km) 확장 △2012년 공주 정안나들목 연결도로(15.3km) 확장 △2013년 대덕 테크노밸리 연결도로(9.8km) 확장 △2015년 대전∼세종∼오송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 등이 예정돼 있다. 또 공주와 청주, 조치원 등 충청권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5개 노선을 만들고 2015년까지 세종시 주변에 외곽순환도로를 신설한다.

세종시 내부의 교통체계도 도시 건설 시기가 2020년으로 앞당겨진 것에 맞춰 조기에 완성하기로 했다. 도시 중심순환도로는 기존 계획보다 2년 앞당긴 2013년까지 구축한다. 또 자전거도로를 확충하고 온라인 전기버스를 도입해 대중교통의 수송 분담률을 70%로 높일 예정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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