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평가전서 결정적 슛 한번 못하고…
골 갈증 부담 극복해야
‘라이언 킹’ 이동국(31·전북) 얘기다. 이날 잠비아와 친선경기에서 그는 별다른 활약 없이 전반이 끝난 뒤 김신욱(울산)과 교체됐다. 지난해 K리그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2년 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후 국가대표로 뛴 5경기에서 아직 골 소식이 없다. 경기가 끝난 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제대로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어느 한 선수만 배려해 줄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감독의 믿음을 완전히 얻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허 감독은 10일 루스텐버그에 있는 대표팀 숙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동국, 하태균, 김신욱 등 타깃형 공격수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들이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억지로 월드컵에 데리고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타깃형 공격수란 체격, 몸싸움, 슈팅 파워가 좋고 헤딩 등 제공권 장악 능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 A매치 75경기에서 22골을 넣은 이동국 처지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는 “아직 내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감독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선수와 지도자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섭섭함을 드러냈다.
물론 그에게 아직 기회는 있다. 허 감독은 박주영(AS 모나코),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등과 스타일이 다른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마음속에 두고 있다. 조별리그 2차전 상대 아르헨티나는 평균 신장이 작아 이동국 같은 장신 공격수들의 활용 폭이 커질 수 있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훈련 중 코칭스태프에게서 “좋아”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게 이동국이다. 결론은 골이다. 언제 첫 골을 뽑아내느냐에 따라 6월 이동국의 남아공행이 결정 날 것이다.
루스텐버그=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