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젱킨스처럼 외국에 정착해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고국을 등진 정치적 경제적 난민들은 대부분 타국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08년 전 세계에서 152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40만여 명만이 법적 절차를 거쳐 난민 또는 망명자로 외국에 정착했다. 대부분은 중국 대륙을 떠돌고 있는 탈북자처럼 유랑하거나 난민촌에서 실낱같은 목숨을 이어간다. 난민들에게 세상은 공평하지도 평평하지도 않다.
▷한국도 난민 수용에 관한 한 자랑할 게 없다. 1994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2410명의 외국인이 난민신청을 했으나 정부는 145명만 난민으로 인정했다. 난민 인정률이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한 국가로서 부끄러운 수준인 6%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2012년 영종도에 150∼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난민지원센터를 짓기로 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경기 파주시에 지으려던 난민센터가 시의회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점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시키기 바란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