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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농어촌 터미널 경영난에 쓰러진다

입력 | 2010-01-12 07:20:00

백양사-구례 등 폐업-민간위탁 속출… 학생-노인 불편




11일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의 백양사 터미널(126m²·약 40평)에는 버스가 서지 않는다. 1980년대에 들어선 이 터미널은 운영업체가 운영난을 겪다 지난해 12월 15일 폐업신고를 했다. 관광객이나 주민들은 문을 닫은 백양사 터미널 200m 밑에 있는 임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있다. 임시 정류장은 비 가림막 등 편의시설이 없어 관광객들이나 노인,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전계원 백양사 상가번영회장(63)은 “터미널이 없어져 관광객들에게 좋지 않은 느낌을 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전남 구례 터미널은 용지 6204m²(약 1900평), 총건축면적 3211m²(약 1000평) 규모의 3층 건물로 1994년 지어졌다. 터미널 운영업체가 부도나자 구례군은 2005년부터 인근에 조립식 건물을 지어 임시로 운영했으나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지난해 12월 30일에서야 구례 터미널 건물을 13억여 원에 사들였다. 연말까지 7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농어촌 지역 공용터미널들이 승객 감소 등으로 운영난이 가중되면서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전남지역 터미널 59곳 가운데 장성 백양사, 구례 공용터미널 이외에 광양 중마동, 함평 터미널도 자치단체가 민간위탁을 하고 있다. 거액을 들여 터미널을 살 기업이나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목포, 여수, 순천, 해남 터미널 이외에 나머지 농어촌 터미널 53곳도 운영난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전남도는 지난해 농어촌 공용터미널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농어촌 터미널이 문을 닫으면 노인이나 학생들이 가장 불편을 겪는다”며 “농어촌 터미널 폐쇄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