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세계 두 번째… 양국 ‘요격미사일 경쟁’ 급물살 탈 듯
중국이 11일 대기권 밖에서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훙치 9호’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실험 장소나 시간, 사정거리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기권 밖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술은 지금까지 미국만이 유일하게 선보인 것이다. 사진 출처 신징보 중국이 11일 대기권 밖에서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훙치 9호’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실험 장소나 시간, 사정거리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기권 밖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술은 지금까지 미국만이 유일하게 선보인 것이다. 사진 출처 신징보
○ 미국의 GBI와 유사한 고고도 미사일 요격 성공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국경 내에서 한 차례 육지발사 미사일 요격실험을 해 목적을 달성했다”며 “방어성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이번에 실험에 성공한 것은 미국은 이미 개발을 마쳐 지난해 실전배치한 고고도 요격미사일 ‘지상배치요격미사일(GBI)’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지상 100km 이상의 대기권 밖에서 목표물을 요격한다. 미국은 지난해 GBI 30기를 알래스카에 배치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은 지금까지 14차례 GBI 실험을 해 8차례만 성공했다고 전했다. GBI 실험에는 한 차례에 최고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 원)가 들어 미국도 추가 실험을 미루고 있다.
훙치 9호는 대만이 미국에서 구입하는 PAC-3에 비해 성능이 월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군지휘학원의 왕밍즈(王明志) 대교(대장)는 “대만이 도입하는 PAC-3는 불과 상공 15∼20km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겨냥하는 것으로 대기권 밖 등에서 1차 요격에 실패하고 자국 영토에 도달한 후에나 쏘는 것”이라며 “훙치 9호와는 요격 높이와 효과에서 비교가 안된다”고 말했다.
○ 대만에 대한 미사일 판매 견제 및 관련 업체 제재
중국이 요격미사일 실험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2007년 1월 11일에도 수명을 다한 채 우주공간에서 떠돌던 기상위성을 요격하는 실험을 했으나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실험으로 우주항공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았다”며 “중국이 국방건설을 강화하는 것은 국가 주권과 안보, 영토 안정 등을 위한 정당한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린 셔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아무런 사전 통지를 받지 않았고 관측 시스템을 통해 중국에서 2건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했다”면서 “우리는 중국 측에 이번 요격실험의 목적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다”고 말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