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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섹션 피플]윤석환 대우인터내셔널 전무

입력 | 2010-01-14 03:00:00

車부품업체, 지금이 신흥국 파고들 최적기




“한국은 연간 자동차 생산량 30만 대에서 출발해 이를 단시간에 50만 대, 100만 대, 500만 대로 키운 독특한 자동차 강국입니다. 한국만이 가진 이런 단계별 성장 노하우는 신흥국들에 아주 큰 매력이 됩니다.”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대우인터내셔널 본사에서 이 회사 윤석환 자동차부품본부 전무(사진)를 만났다. 윤 전무는 자동차 부품 무역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일해온 이 분야 베테랑. 그는 “올해야말로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신흥국 시장 돌파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라며 “이 시장을 지금 잡지 않으면 영원히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진국에 물건을 파는 것을 제일로 쳤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성장률이 높고 환율 리스크가 작은) 신흥국을 선점해야 합니다.”

윤 전무는 올해 대우인터내셔널의 전략 지역으로 인도, 이란, 러시아, 브라질, 이집트, 베트남 등을 꼽았다. 똑같은 신흥국이라도 나라별 공략 포인트는 다 다르다.

“러시아는 설비 개선 분야에서 사업기회가 많습니다. 옛날에 만들어 놓은 시설은 있지만 생산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죠. 최근 자동차산업을 국가산업으로 채택한 이집트는 현재 12만 대 규모의 생산량을 2020년까지 150만 대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그만큼 생산설비, 부품 등 다방면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 여지가 많습니다.”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지만 서구의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 기술 수출 등에서 국내 기업에 상대적으로 더 큰 기회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도 초미의 관심사다. 아프리카 지역은 대우인터내셔널 차원에서 올 한 해 동안만 2, 3곳의 지사를 더 세우는 안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윤 전무는 “특히 올해는 남아공 월드컵이 있기 때문에 (지난해 중국처럼) 아프리카에서도 배기가스 저감 설비 같은 친환경 부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무는 “최근 국내 중소기업의 부품 경쟁력은 유럽, 일본을 능가할 정도”라며 “자동차 공장을 구축하는 엔지니어링 역량도 탄탄해 신흥국의 다양한 수요 대처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은 금융위기로 구조조정에 돌입한 미국 자동차부품업체의 유휴설비들을 통째로 떼어다 신흥국에 파는 사업을 개척해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윤 전무는 “이는 자동차 공장에 대한 엔지니어링 기술이 좋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과거 선진국에 제품을 팔 때는 우리가 시장을 따라가야 했지만, 지금 신흥국 시장을 우리 것으로 만들면 한국의 기술과 제품으로 이 시장을 리드할 수 있습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