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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부터 편혜영까지… 이 시대의 소설-소설가를 말한다

입력 | 2010-01-14 03:00:00

김윤식 교수 신작비평집
작가 100명 작품론 담아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기라성 같은 원로작가부터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현재 한국문단의 지형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법은 없을까.

최근 출간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74·사진)의 신작비평집 ‘우리 시대의 소설가들’은 우리 시대 100명의 소설가에 대한 작품론을 수록했다. 2007∼2009년 발표된 최근작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서 언급되는 작품만 148편이다.

김 교수는 “현장 비평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을 한 번도 멈춰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1965년 등단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는 매달 발표되는 작가들의 신작을 빠짐없이 챙겨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월간 ‘문학사상’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실었던 월평을 재구성한 것으로, 2005∼2007년 현장비평을 묶어낸 ‘현장에서 읽은 우리 소설’의 후속편이기도 하다.

박완서, 최일남, 김연수, 박민규 등 수록된 작가들의 세대와 문학세계는 각양각색이지만 김 교수의 비평은 시종 쉽고 명쾌하다. 저자는 “드물게 보는 소설적 정석의 글쓰기”(백가흠 ‘그런 근원’), “자전소설, 그 이름에 값하는 가작”(편혜영 ‘20세기 이력서’) 등 각 작가의 작품을 한눈에 조망하면서 간결하고 함축적인 언어로 핵심을 간추린다.

“황정은 씨의 ‘오뚝이와 지빠귀’. 서두가 멋집니다. 더 뺄 것도 보탤 것도 없기 때문. 시인이 개발한 진저리나는 수사학에서 저만치 벗어나 있으니까…신진작가 황 씨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묘기.”

각 비평 말미에는 ‘고언 한마디’, ‘비평적 포인트’란 어구가 종종 등장한다. ‘고언 한마디’에선 아쉬운 부분이나 의문이 드는 대목을 간결하게 지적하고 ‘비평적 포인트’에선 탁월한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놓았다.

2008, 2009년 신춘문예 당선 작품들에 대한 비평도 함께 수록됐다. 김 교수는 “지난 2년여 이 나라 작가들의 혼신의 글쓰기가 이런 재구성을 통해 다소나마 그 흐름과 행방을 뚜렷이 할 수 있다면 현장비평의 작은 보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