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광화문아트홀
현실세계와 가상현실이 시공간을 넘나들며 장단의 만남을 빚어내는 ‘디지로그 사물놀이’. 사진 제공 디스트릭트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씨가 장구를 친다. 이윽고 무대 위에 북 징 꽹과리를 치는 연주자들이 등장해 사물놀이를 펼친다. 그런데 네 사람 모두 김덕수 씨다. 무대 위의 말라죽은 나무에서는 어느새 꽃이 피고 지면서 꽃잎이 흩날린다.
실제현실과 3차원(3D) 가상현실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사물놀이가 탄생한다. 27∼31일 서울 사직동 광화문아트홀에서 열리는 ‘디지로그 사물놀이’.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3D안경이 필요 없는 입체 가상현실을 무대 위에 불러내고, 실제의 김덕수 씨가 미리 촬영한 가상의 김덕수 씨와 호흡을 맞춘다. 무용가 국수호 씨와 안숙선 명창도 실제 혹은 가상으로 등장해 사물놀이와 혼연일체가 된다. 차가운 겨울 장면에서 시작된 무대에는 어느새 풀이 자라고 꽃이 피며 문명의 사계절을 표현한다.
극본을 쓴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2010년 세계의 화두는 ‘스마트’와 ‘3D’”라며 “이번 무대는 입체를 나타내는 3D에 상이한 시공간을 불러낸다는 의미에서 또 하나의 차원을 합쳤으므로 4차원(4D) 공연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예술교육 세계대회에서 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며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세계 정상들 앞에 이 공연을 펼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27∼29일 오후 8시, 30일과 31일 오후 2시 6시. 4만∼5만 원. 02-722-3416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