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로 작년 금리인상경기둔화 없이 물가 억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올리며 출구전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호주와 이스라엘은 지금까지는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물가 및 자산가격 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막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호주 경제는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3.0%까지 내렸던 호주는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0.25%포인트씩 인상(현재 3.75%)했다. 그 결과 2009년 1분기 4.4%였던 물가상승률을 2009년 말 3%대로 낮추면서 경제성장과 물가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내수소비의 지표가 되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0.3%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최근 8개월 내 최고치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살아나면서 지난해 10월 5.8%였던 호주의 실업률은 11월엔 5.7%로 낮아졌다.
지난해 8월 연 0.5%의 기준금리를 0.75%로 올린 이스라엘도 지속적인 수출 증가로 지난해 2분기 이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에도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관리 목표를 벗어나 3.8%에 이르자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0.25%포인트씩 금리를 추가 인상(현재 1.25%)하며 물가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호주와 이스라엘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둔화 없이 물가상승 같은 부작용만 방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두 나라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도 파장이 작고 다른 국가들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