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표지달아 놓아준 흑산도 어부에 다시 잡혀
8개월 전 전남 흑산도 앞바다에서 풀어준 홍어를 이달 초 변산반도 앞바다에서 다시 잡은 최한동 선장(왼쪽)과 심동열 선장이 홍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 ‘물 반 홍어 반’ 흑산도 66년 만에 풍어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홍어잡이를 하는 제2영진호 심동열 선장(52)과 대광호 최한동 선장(69)은 이달 초 전북 변산반도 앞바다에서 잡은 홍어 2마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8개월 전 흑산도 앞바다에서 홍어를 방류했을 때 등과 날개 부분에 꽂아둔 노란 표지가 달려 있었기 때문.
이들은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가 주관한 참홍어 자원회복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난해 4, 5월 어린 홍어 30마리를 풀어줬다. 잡은 홍어는 방류 당시보다 평균 11.3cm나 자라 폭이 68cm나 됐다. 마리당 50만 원을 족히 받을 수 있는 크기였다.
서해수산연구소는 2007년부터 참홍어 몸통에 길이 13cm, 지름 2mm 크기의 노란색 표지를 부착해 방류하고 있다. 참홍어 이동경로와 산란은 물론 한 달에 얼마나 크는지 등을 파악해 참홍어의 자원회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900마리를 방류해 17마리를 다시 잡았다. 심 선장과 최 선장처럼 자신이 놓아 줬던 홍어를 다시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