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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리더 인터뷰]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입력 | 2010-01-14 13:40:33


《2010년은 명실상부한 '스포츠의 해'. 동계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경기대회가 연이어 벌어져 지구촌이 스포츠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2월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제 21회 동계올림픽이 열리며 6~7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 19회 월드컵축구대회가 개최된다. 8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청소년(14~18세)이 참가하는 제 1회 유스올림픽이 있고 11월에는 중국 광저우에서 제 16회 아시아경기대회가 개최된다. 동아닷컴에서는 스포츠의 해를 맞아 한국 스포츠의 중심축 역할을 해내는 화제의 인물 인터뷰를 수시로 게재한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스포츠동아 DB

"욕먹는 거요? 전혀 신경 안 씁니다. 축구만 잘 되면…"

지난해 1월 제 51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선출된 조중연(64) 회장.

그는 회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젊은 축구팬, 특히 누리꾼의 집중 몰매를 맞는 타깃이었다. 지금도 검색 사이트에서 '조·중·연' 세 글자를 치면 그에 대한 성토성 글들은 여기저기에 쌓여 있다.

하지만 이같은 비난의 소나기는 요즘 쑥 들어간 편이다. 이유는 뭘까.

정작 조 회장 본인은 "협회에서 기술위원장 전무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다 거치다보니 당시 한국축구의 성적에 따라 욕을 많이 먹기도 한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조용한 편이었는데 왜 그런 거냐"고 오히려 물어왔다.

조회장의 말대로 한국축구는 지난해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에서는 최초이자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출전권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또한 20세 이하와 17세 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은 잇따라 세계 8강에 올랐다.

여자축구도 제 25회 베오그라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첫 우승을 했고 아시아여자청소년(20세 이하) 축구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이루며 3위 북한과 함께 월드컵 동반 진출권을 따냈다.

나가는 국제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비난 받을 일이 없었던 것.

조 회장은 "지난해에는 주위로부터 '당신은 운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내 자신의 역량보다는 축구인과 팬들의 도움 덕이다. 그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어떻게 좋은 결과가 나왔겠는가. 특히 정몽준 명예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격려와 성원이 고비마다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소중했지만 가장 크게 보람을 느낀 일은 초중고 주말리그를 처음으로 도입해 1년간 5600경기를 치르도록 한 것"이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공부하면서 운동도 하는 풍토를 만드는데 축구가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올해에는 초중고 리그 5800경기가 전국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올해 한국축구의 가장 큰 목표는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확보하는 것 두 가지다.

선수와 코치에 감독, 방송 해설가로도 활약한 바 있는 조 회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몇 강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을까.

조 회장은 "솔직히 같은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가 우리보다는 전력이 조금 앞선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는 한국축구가 조 2위권 안에 들어 16강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목표 달성을 위해 16강 진출시 선수당 최소 1억원 이상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는 "11명이 뛰는 축구는 한사람이 잘해서 되는 건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래도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하는 선수는 프랑스리그에서 연속 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주영"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조회장은 202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서는 월드컵 16강 진출보다 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2002년 월드컵을 최상의 대회로 치렀다는 자신감이 있고 FIFA가 요구하는 월드컵 유치 조건을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월드컵을 우리가 개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일본 미국 호주와 개최권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중에서도 강력한 맞수는 일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는 남북 축구대표팀이 최초로 동반 출전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뭔가 남북축구 이벤트가 준비되는 건 없을까.

조 회장은 "아직 북한과 직접 연락이 없었기 때문에 월드컵을 앞두고 친선경기를 갖는다든지 하는 계획은 없다. 그러나 북한 측에서 용품지원 등을 요청해오면 언제든지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민간 차원에서 월드컵 남북 합동응원단을 구성하려 움직인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축구가 올해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비난이나 저주가 아닌 건전한 비판을 해달라"고 축구 팬, 특히 누리꾼들에게 간곡하게 당부했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