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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동아논평]속 보이는 北의 회담 공세

입력 | 2010-01-15 17:00:00



북한이 어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 접촉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지구 관광이 1년6개월이나 중단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26,27일 금강산에서 실무 접촉을 갖자"고 제의했습니다.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으로 중단된 남한 국민의 북한 관광을 다시 시작하자는 제안입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시리즈로 대화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나흘 전에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올 신년 공동사설에서는 북미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 제의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변한 것일까요.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8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대화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화 제의는 멋대로 입니다. 최대 현안인 6자회담에 대해서는 알 듯 모를 듯한 말만 늘어놓으며 여전히 복귀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작년 추석 때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지만 올 설날 다시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자는 우리 측 제의는 거부했습니다.

관광은 북한에 엄청난 현금을 안겨주는 황금거위입니다. 북한은 과거 10년간 관광사업으로 약 5억 달러를 챙겼습니다. 반면 북한은 지난 해 저지른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관광재개 요구에 '맘껏 망나니짓을 했으니 이제는 잇속을 챙기자'는 속셈이 숨어있는 것을 누가 모를까요. 정부가 북한의 제의에 선뜻 호응하지 않는 것도 이런 배경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급하기는 한 것 같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해 '주민들이 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서 살게 해야 한다'는 김일성의 유훈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실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절박한 사정을 헤아리되 원칙을 지키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 약속, 신변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해왔습니다. 이 요구는 반드시 관철해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북한관광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