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병원들 VIP대상 초고가 건강검진 경쟁
첨단장비 총동원… 온몸 손금보듯
의사 수십명 상주… 주치의 도입도
대형병원의 초고가 건강검진은 300만∼600만 원 수준의 기존 고가 검진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상위 1%를 겨냥하고 있다. 가격이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최첨단 검사장비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 CT는 16채널이 아닌 64채널을, MRI는 1.5T(테슬라)가 아닌 3.0T를 사용해 온몸을 마치 손금 보듯 들여다본다. 췌장암, 간암 등 복부 장기의 진단을 위한 복부 CT와 퓨전 PET 검사, 심혈관 3D CT로 더욱 정밀한 검진을 하고 있다.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의사들의 실력도 우수하다. 서울대병원에는 소화기 순환기 내분비 산부인과 안과를 망라한 40명의 교수가 상주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46명의 전문의가 있다.
‘주치의’ 개념을 도입한 곳도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파트너스…’는 1회 검진으로 끝내지 않고 1년 내내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해 주는 회원제로 운영한다. 회원마다 전담 주치의와 간호사를 지정해 365일 24시간 건강상담이 가능하다. 고혈압을 앓는 회원이 병원에 자주 갈 시간이 없다면 전담 간호사가 집이나 회사에 찾아와 혈압을 체크해 준다. 또 갑자기 혈압이 올라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 서울대병원에 진료 예약까지 대신 해준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도 이와 비슷하게 전담 의료진을 두고 맞춤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비싼 만큼 효용 있을까
대형 병원들이 1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내놓고 ‘VVIP 환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이들은 ①컴퓨터단층촬영(CT) ②호텔급 병실 ③초음파 검진 ④노트북 컴퓨터를 갖춘 대기실 등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첨단 기기를 이용한 과도한 검진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영상진단 기기의 발전으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지만 동시에 방사선 노출 위험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실제로 최첨단 CT는 일반적인 흉부 X선에 비해 방사선 노출량이 50∼100배나 높다. 따라서 필요한 검진만 선택해서 받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최재원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은 “위장 뒤에 있는 췌장의 종양처럼 첨단 CT가 아니면 발견하기 어려운 암이 있다”며 “방사선 노출량도 기준에 맞춰 조절하므로 조기 진단을 해 얻는 이득을 방사선으로 인한 위험에 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