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부정행위 사례2007년엔 학원 기출문제유포응시 900명 성적 무효처리도
미국과 아시아의 시차를 이용한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부정행위가 경찰에 처음으로 적발된 것으로 알려지자 서울 강남 등 학원가 일대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SAT뿐만 아니라 토익, 토플 등 다른 어학능력시험에서도 각종 유출 의혹과 부정행위가 계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SAT의 경우 최근 3, 4년간 유출 논란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지난해 5월 서울 광진구의 한 외국인학교에서 SAT를 치르던 대학생 이모 씨(22) 등 2명이 시험 도중 시험지를 들고 달아난 후 13시간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13시간 사이에 시험문제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됐던 것. 이에 앞서 지난해 1월에는 SAT 시험지가 강남의 학원가 등에 유포됐다는 정황이 포착돼 시험 주관사인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2007년 3월에는 ETS가 한국 고사장에서 SAT를 치른 응시자 900여 명의 성적을 무효 처리해 큰 파장이 일었다. 같은 해 1월에 치러진 SAT 문제의 상당 부분이 2005년 12월 시험 문제와 일치했고, 일부 학부모가 “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어학원에서 시험 직전에 2005년 12월에 치러졌던 SAT 기출문제를 나눠줬다”며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2006년 5월에는 ETS가 SAT 테스트센터로 지정한 한 외국어고의 시험장소 자격을 박탈했다. 당시 이 학교 유학반 학생들에게 SAT 문제가 유출됐다는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아예 성적표를 위조해 주는 사례도 잦았다. 2008년 4월 부모 씨(40)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40여 개의 문서위조 카페를 개설한 후 280여 명에게 1인당 40만∼100만 원을 받고 토플 성적표를 위조해 주고 1억여 원을 챙겼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