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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주 지금은 한파지만… 봄에 튀어오를 종목은?

입력 | 2010-01-19 03:00:00



연초 대비 6~13% 떨어져

백화점, 의류매출 상승 호재
대형마트, 과당경쟁 등 발목
홈쇼핑, 리스크 요인 많아


연초부터 유통업종 주가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1.7% 상승했지만 유통업종은 되레 0.5% 하락했다. 지난해 42% 상승했던 유통업종은 매출성장과 소비심리 개선에 힘입어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연초 약세가 이어지자 ‘폭설과 한파가 유통업 주가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와 경쟁 심화 등의 악재에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장기적으로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시장 불확실성에 휘청

올 들어 유통업종 대표주들의 성적은 참담할 정도다. 유통 대장주 신세계 주가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50만 원 밑으로 추락했다. 18일 현재 주가가 연초보다 8.6%나 빠졌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도 연초 대비 각각 8.8%, 10.2%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올 들어 7% 이상 오르는 강세를 보였지만 CJ오쇼핑(―13.5%), GS홈쇼핑(―6.4%) 등은 울상을 지었다.

증권업계는 유통주 약세의 배경으로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해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 명품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해외여행자 수가 26%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 고급사치재의 국내반입건수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가 핵심 생필품에 대한 가격 인하를 발표하면서 할인점 간 경쟁이 불붙은 것도 영향을 줬다. 경쟁이 심화된다면 할인점 업계 전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가격경쟁이 장기화되면 주요 유통기업의 실적추정치와 목표주가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의 백화점 및 마트 매각계획도 단기적으로는 인수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불확실성을 더해 준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변 여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작은 뉴스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당분간은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백화점은 강세, 할인점은 글쎄

올해 유통업 실적은 지난해보다는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소비가 살아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세부 업종별 기상도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은 ‘맑음’, 할인점은 ‘흐림’으로 예상했다.

LIG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백화점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의류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해 명품의 빈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의류소비는 지난해 상승 기조로 돌아섰고 올해도 강추위에 힘입어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류매출은 경기와 동행하는 경향이 있어 경기회복과 함께 성장세는 더욱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마트는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포화와 출점 규제, 과당 경쟁이 발목을 잡고 있는 데다 고용이 뒷받침되지 않아 ‘소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기 때문.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점 매출은 고용시장의 개선이 지연되면서 단기적으론 어렵고 하반기 들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트레이드 증권은 “올해 백화점은 7.5%의 호성장이 예상되지만 할인점은 3.5%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쇼핑은 시장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송출수수료 협상,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신규사업자 선정 가능성, 종합편성채널 등장과 채널연번제 논의 등 리스크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