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쿠바 고아들, 공산화 피해 이주했던 것처럼…마이애미 대교구 ‘피터팬 작전’이탈리아서도 입양문의 쇄도
1960년 10월 쿠바 어린이들이 이른바 ‘페드로 판’ 작전으로 공산화를 피해 미국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쿠바난민센터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이 ‘페드로 판’ 작전을 본떠 이번 지진 피해로 고아가 된 아이티 아이들을 비행기에 태워 미국으로 데려오자는 움직임이 가톨릭 마이애미 대교구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미 일간지 마이애미헤럴드를 비롯한 외신이 18일 전했다. 이른바 ‘피에르 팡(Pierre Pan·피터 팬의 프랑스어) 작전’이다. 마이애미 대교구 소속인 ‘가톨릭 자선 법률서비스’의 랜돌프 맥그로티 국장은 15일 “50년 전의 고귀한 경험을 본받아 아이티 고아 수천 명에게 밝은 미래를 선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마이애미 대교구에는 아이티 고아들을 돌보겠다는 전화가 쇄도했다고 영국 더타임스는 전했다.
도움을 자청한 사람 중에는 50년 전 페드로 판 작전 때 쿠바에서 건너와 정착한 사람도 많다. 보금자리 제공을 약속한 카르멘 발디비아 씨(59)도 50년 전 쿠바에서 왔다. 그는 “우리 같은 ‘페드로 판 아이들’은 아이티 아이들을 도와야 할 신성한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플로리다 주 브로워드 카운티 등 4개 지역에는 아이티 아이들이 머물 임시 숙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숙소와 아이티 공용어인 크레올어 수업을 제공할 학교 300곳을 확보했다고 한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아이티의 고아들을 입양하고 싶다는 이탈리아인들의 문의가 줄을 잇자 이탈리아 정부가 대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서기로 했다.
미 CNN방송은 이번 지진으로 최종 서류작업이 남았던 고아 400여 명의 입양이 즉각 이뤄졌다고 18일 전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아이티 재건 최소 20~30년 걸릴것
IT-공장 건설, 한국의 경험 나눠야”
2005년 美카트리나 재난 진두지휘 아너레이 예비역 중장▼
2005년 여름 멕시코 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당시 합동 태스크포스 사령관으로 재난 사태를 진두지휘했던 러셀 아너레이 예비역 중장(사진)에게 17일 아이티 사태의 해법과 국제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주한미군 제2사단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구호활동에 나서더라도 애정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상처를 어루만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너레이 전 사령관은 “25만 가구가 파괴된 뉴올리언스를 재건하는 데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100만 가구 이상이 산산조각 난 아이티는 적어도 20년에서 3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트리나 재난 때와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엇인가.
―왜 군(軍) 투입이 중요한가.
“군대가 재난 극복을 위한 가장 적합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통신설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대가 기반시설을 복구하고 통신을 정상 가동시키는 한편 치안을 유지해야만 민간의 구호활동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아이티 사태 극복을 위한 순서를 설명해준다면….
“당장은 생명을 구하고 보호하는 일이 중요하다. 부상자와 어린이, 그리고 나이든 사람들을 재난 현장에서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정착촌 건설에 나서야 한다. 그런 다음 본격적인 재건 등의 순서로 속도감 있게 나아가야 한다.”
▼바로잡습니다▼
◇19일자 A20면 ‘美 가톨릭 “아이티 고아 데려오자”’ 기사에서 ‘40년 전’이라는 내용과 제목은 ‘50년 전’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