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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저울질하다 하루만에 포항행…“이건 뭐지?”

입력 | 2010-01-19 16:30:05

포항 노병준. [스포츠동아 DB]


노병준 EPL 해프닝…오해와 진실

EPL에 갈 수도 있다고 떠들던 노병준(31)과 에이전트가 하루 만에 원 소속 구단 포항과 재계약을 했다. 포항 관계자는 “노병준과 18일 2년 재계약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런데 곰곰이 되짚어보면 시점이 묘하다.

노병준의 에이전트 J.I.W 인터내셔널 홍이삭 대표는 “18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벌어진 한국과 핀란드의 평가전에 EPL 풀럼과 토트넘 관계자가 노병준의 플레이를 관전하기 위해 온다”고 언론에 밝혔다.

19일 전화통화에서도 “그들(풀럼, 토트넘 관계자)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병준과 포항은 평가전이 벌어지기 전 재계약을 했다. 풀럼과 토트넘 관계자들이 원 소속 구단과 이미 재계약한 선수를 보기 위해 스페인을 찾은 꼴이 됐다. 상도의에 어긋나고 국제적으로 큰 실례다.

18일은 프로연맹이 각 구단에 고지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선수등록 마감일이다. 노병준이 챔스리그 출전을 위해 마감 당일에 서둘러 재계약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포항은 18일 25명의 명단만 연맹에 제출했다.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2월 16일 전까지 아무 조건 없이 5명을 추가로 등록할 수 있다. 노병준 입장에서는 핀란드와 평가전을 치르고 풀럼과 토트넘의 반응을 본 뒤 느긋하게 포항과 재계약을 맺을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그런데도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신분(FA)이라는 이점을 스스로 포기하고 이미 재계약을 한 뒤 EPL 진출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풀럼과 토트넘 관계자가 정말 경기장에 온 것일까. 사실 이도 명확치 않다. 구자철을 체크하기 위해 블랙번 스카우트가 평가전을 찾은 것은 확인됐지만 현장에 있던 국내 취재진 중 풀럼과 토트넘 관계자를 본 이가 없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누가 왔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들이 노병준의 플레이를 직접 보겠다고 하는데 누가 올 것인지 꼬치꼬치 묻는 것도 이상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다수 에이전트의 의견은 다르다. 모 에이전트는 “해외 구단과 접촉한 에이전트라면 구단에서 누가 오는지 아는 게 당연하다. 그걸 모른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홍 대표 말대로 풀럼과 토트넘 관계자가 왔다 해도 그들을 허탕 치게 만든 셈이고, 오지 않았다면 거짓말을 한 게 된다. 과연 누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 것일까?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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