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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재테크 수단으로 소형아파트 어떨까요?

입력 | 2010-01-20 03:00:00


[Q] 소형아파트가 인기라는 기사를 요즘 신문에서 자주 봅니다. 소형아파트가 갑자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재테크 수단으로 중·대형아파트보다 소형아파트를 분양 받는 게 좋을까요?》

166m² 이상 아파트 17% 뛸때 66m² 이하 42% 뛰어
가격 잠시 떨어질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더 오를듯


소형아파트는 99m² 이하 아파트를 가리킵니다. 과거 도량형으로 따지면 30평 미만 아파트가 소형아파트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요즘 소형아파트가 인기라는 얘기는 이들 소형아파트의 가격이 다른 중·대형아파트보다 많이 뛰고 있다는 뜻입니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2006년 중반까지 서울지역 소형아파트 시세는 다른 중·대형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소형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 1월 1일 가격을 기준으로 2009년 11월 말 현재 66m² 이하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41.9%, 67∼99m²는 33.3%, 100∼132m² 26.9%, 133∼165m² 20.9%, 166m² 이상은 17.5% 상승했습니다. 면적형이 작을수록 가격이 많이 뛰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소형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를 장만하려는 사람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다 보니 다소 좁더라도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무리해서 큰 집을 사려고 해도 그럴 수 없었습니다.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때문이었습니다. 대출자의 연간소득의 일정 비율만큼만 은행에서 꿔줬기 때문에 웬만큼 돈을 많이 벌지 않고서는 빌린 돈으로 집 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투자자들도 이런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중·대형아파트는 갖고 있어 봤자 사려는 사람이 없어 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값도 잘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에 반해 소형아파트는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기만 하면 바로 팔렸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섰기 때문에 원하는 시기에 팔아 현금화하기도 쉬웠습니다. 당장 팔지 않고 월세나 전세를 주더라도 소형을 선호하는 세입자가 많았기 때문에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습니다.

소형주택 인기의 두 번째 이유는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소형주택의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2000∼2006년만 해도 수도권에서 소형아파트의 공급물량이 중대형아파트보다 많았으나 2007년부터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큰 아파트가 인기 있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앞 다퉈 아파트를 크게 지어 분양했고, 투자자들도 재테크 수단으로 큰 아파트를 선호했습니다.

지난해에는 67∼99m² 아파트 입주물량이 1만7650채로 132∼165m² 아파트(3만5274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가뜩이나 가진 돈 없고, 돈 빌리기가 쉽지 않아 작은 집을 사려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작은 집도 구하기 힘들어지자 값이 더더욱 뛸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이른바 ‘있는 사람들’까지 ‘소형주택 쟁탈전’에 뛰어들었습니다. 뉴타운, 재개발로 낡은 아파트 철거가 본격화하면서 자신의 집이 새로 지어질 때까지 잠시 2, 3년 다른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도 앞 다퉈 소형아파트 장만에 나섰습니다. ‘어차피 잠깐 머물다 내 집으로 돌아갈 텐데, 좀 좁으면 어떠냐’는 것이었습니다.

‘금값’이 된 소형아파트 값.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형아파트 값은 단기적으론 잠시 떨어질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큰 집이 필요 없는 독신자나 부부로만 구성된 1, 2인 가구가 갈수록 증가 추세라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1, 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43.06%로 2000년의 34.65%보다 8.4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2030년에는 1, 2인 가구 비중이 51.81%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6·25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올해부터 본격화하면서 이들이 대거 1, 2인 노인 가구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소형아파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퇴직금 등 여윳돈으로 소형주택을 분양받아 임대 수익을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이유입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