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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3년 뜸들인 사랑 ‘주문진’서 만나 활짝

입력 | 2010-01-20 07:00:00

김기범·황보라의 2006년 그리고 2009년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서 호흡
이번에 영화 ‘주문진’ 주인공 조우
사랑으로 상처 치유하는 연인역할



 시트콤 인연이 스크린으로 이어졌다. 가수에서 배우로 겸업을 선언한 김기범(오른쪽)과 황보라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21일 개봉되는 영화 ‘주문진’에서 기존의 이미지와는 색다른 면모를 선보일 계획이다.


2006년 11월. 당시 MBC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에 출연하던 김기범은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함께 호흡을 맞췄던 황보라에게 류시화의 시집을 선물했다. 동고동락에 대한 고마움과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는 내용의 메모도 함께 적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9년, 둘은 21일 개봉하는 영화 ‘주문진’(감독 하명중·제작 하명중영화제작소)을 통해 다시 만났다.

김기범이 2006년 류시화 시집을 선물했던 것을 떠올리며 “다음에 다시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상대 배역에 선물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자, 황보라는 “어머, 진짜? 매번 그러는 줄 알았다”며 큰 눈을 더욱 동그랗게 떴다.

김기범은 “‘레인보우 로망스’때 스태프와 드라마 ‘눈꽃’(2006)에서 다시 만나게 되자, 함께 했던 동료 연기자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고 했다.

“연기자가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는 일은 어렵고도 쉬운 일이라지만, 3년 만에 다시 만나니 신기한 일이라 생각했어요.”(황보라)

영화 ‘주문진’에서도 두 사람은 신비롭게 만난다. ‘주문진’은 연인을 잃은 슬픔에 존재감을 상실한 채 외딴 펜션에 은둔해 사는 ‘고스트’(김기범)와 그 펜션의 운영을 맡은 17살 소녀 지니(황보라)가 서로에게 점점 빠져드는 이야기다. 지니도 가족에 대한 상처가 있는 소녀로 상처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으로 치유 받는 영화다.

“실제로도 전 그동안의 상처를 대부분 사랑으로 보상받아온 듯해요. 사랑의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 받는 것은 세상의 순리 같아요. 퀴어 영화도 자주 보는데, 사랑은 나이와 국경이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심장과 심장의 뜨거움이 만나는 것입니다.”(황보라)

황보라와 김기범이 ‘주문진’을 선택한 것은 하명중 감독의 명성 때문이다. 황보라는 “거장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설래고, 그분과 영화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저의 한 가지 이미지만 기억해요. 그동안 ‘풀어지는’ 연기를 했다면, 이번엔 세밀한 내면연기를 했어요. ‘주문진’을 통해 다양성을 가진 배우, 대체될 수 없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

김기범은 “어릴 적 동화를 보듯, 순수한 마음으로 영화를 봐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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