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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빅 브러더’… 음란물 단속 빌미 휴대전화 문자검열

입력 | 2010-01-20 03:00:00

性관련 표현 적발땐 메시지 기능 정지




“부부나 친구 간에 진한 농담 한마디도 못 보내나.”

장밍(張鳴) 중국 런민(人民)대 정치학과 교수는 17일 중국 난팡(南方)도시보에 글을 싣고 이렇게 개탄했다. 중국 정부와 거대 통신사들이 저속한 표현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로 보낸 발송자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안부 등 중국 9개 중앙부처와 중국 이동통신 및 통신사들은 최근 한 달여 동안 중국 전역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에 널리 퍼진 음란물 단속을 벌이고 있다.

그러던 중 상하이(上海)와 광저우(廣州) 등 대륙 남쪽지방에서부터 강력한 조치가 나왔다. SMS를 검열해 불이익을 주기 시작한 것. 과정은 통신사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략적인 순서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음란 표현이 있는 SMS를 자동으로 적발해 발송자의 SMS 기능을 정지시킨다. 또 위반 정도에 따라 전화번호 자체를 말소하기도 한다. SMS 기능을 다시 쓰려면 관계당국에 ‘반성문’을 제출해야 한다. 중국 이동통신 상하이지점 관계자는 “성행위를 표현하거나 연상시키는 등의 단속 기준 13개 항목을 마련했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전했다. 이후 친구로부터 수신한 성 관련 우스갯소리를 다른 친구에게 전송했다가 두 명 모두 적발되는 등 위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 조치는 베이징(北京)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