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점심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의 한 사회봉사단체 구내식당. 40년 동안 워싱턴 시내의 노숙인이나 굶주린 사람들에게 무료급식을 해 온 ‘다른 이들이 먹을 수 있게(SOME)’라는 단체를 찾은 사람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점심 나눠주기 봉사활동을 위해서였다. 1968년 사망한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에는 부인 미셸 여사와 사샤, 말리아 양 등 두 딸과 장모 메리언 로빈슨 여사도 함께했다.
야구모자와 셔츠 차림에 녹색 앞치마를 두른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을 찾은 노숙인과 극빈자들 150여 명에게 닭고기 요리와 감자샐러드, 야채믹스와 빵 등을 손수 배식했다. 미셸 여사와 두 딸은 커피와 후식 등을 나눠줬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예정에 없이 이뤄졌고 오바마 대통령이 나눠주는 음식을 먹던 한 흑인 여성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저녁에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킹 목사 기념 뮤지컬 ‘자유의 종이 울리게 하라’를 관람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킹 목사의 뜻을 기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킹 목사는 그의 일생을 사회 정의와 모든 사람의 평등을 위해 바쳤다”며 “하지만 40년도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할 일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을 살아가는 미국인들은 킹 목사의 위대한 뜻을 기리는 데 그치지 말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를 일상의 삶으로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적십자사 재난센터를 찾아 아이티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는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