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을 사랑한 정치가들

1980년 4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짐바브웨는 독립을 기념하는 축제에 자메이카 출신의 가수 밥 말리를 초대했다.
10만여 군중은 그에게 열광했지만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만은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는 밥 말리 대신 항상 신중해 보이는 클리프 리처드를 부르길 원했었다.
이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세계적 독재자들도 음악만은 크루너(중저음의 부드럽고 편안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들을 지칭)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영국 텔레그라프가 19일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8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에게 북한 평양에서 공연을 할 것을 제안했으나 클랩튼은 거절했다. 공연이 성사됐다면 서구 팝스타 최초의 평양공연으로 기록됐을 것이다. 김정일의 차남 김정철도 클랩튼의 열렬한 팬으로 스위스 유학 당시 클랩튼의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독일행 비행기를 네 번이나 탄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비아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감옥에 있을 때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즐겨들었다.
김아연 동아일보 기자·정보검색사 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