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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3월 개교 추진 송도국제학교를 가보니…

입력 | 2010-01-21 07:20:00

3월 유치원생 30명-6월 초등생 모집



3월 개교를 목표로 하는 국내 1호 국제학교인 인천 송도국제학교. 건물은 국회의사당 지붕과 똑같은 산화동판 등 고가 자재로 지었다. 사진 제공 송도국제학교


‘외국교육기관 특별법’에 따른 국내 첫 국제학교인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송도국제학교가 3월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개교 일정을 두 차례나 연기했고, 해외 운영기관이 두 번이나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인천시는 3월 개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학교 설립 인가를 검토 중이다.

친환경 건축 자재에다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춘 교실, 국제 규격의 수영장 및 체육관 등 국내 어느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송도국제학교를 19일 둘러봤다.

○ 주인 기다리는 ‘명품 학교’

고층빌딩 공사가 한창인 송도 국제업무단지 한가운데 있는 데다 이정표도 없어 학교 찾기가 쉽지 않았다. 무전기를 든 관리인이 열어준 교문을 들어서니 국회의사당과 같은 산화동판으로 치장한 학교 건물 3개동이 한눈에 들어왔다.

교문 왼쪽의 운동장은 이탈리아 프로축구단인 AC 밀란의 전용구장과 똑같은 재질의 인조잔디를 깐 축구장과 둘레 400m의 육상트랙을 갖췄다. 이 학교의 운동시설은 모두 국제 규격이다. 접이식 관람석 1442석의 주 체육관과 수영장에서 국제경기를 치르면 공인기록으로 인정받을 정도다.

‘편의동’에는 이 같은 실내 체육시설 외 관람석 158∼600석을 갖춘 소공연장(일명 블랙박스)과 대공연장, 현악실, 합창실, 개인 악기 연습실(6개 부스), 도예실이 있다. 이곳의 방음벽, 조명시설, 음향시설은 수준급이었고 바닥에는 대부분 원목을 깔았다.

교사 1인당 학생 10명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은 첨단 디지털 장비와 친환경 내장재로 꾸며졌다.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는 화장실도 있다. 사진 제공 송도국제학교

교사 1명당 학생 10명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각 교실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카펫 바닥,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시설, 싱크대 등이 놓여 있다. 유치원∼초등학교 3년생 교실에는 남녀 공용 화장실을 1개씩 마련해놓았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교 도서관은 모두 자연채광이 되는 지점에 있었다. 외국과의 화상 수업 및 토론이 가능한 시설을 마련한 교실도 별도로 갖췄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개발이익금 1700억 원이 투입된 이 학교 시설(터 7만1400m², 총건축면적 5만2400m²)은 지난해 5월 모두 완공됐다.

○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해외 명문사학

미국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있는 비영리 학교법인인 ‘채드윅’이 송도국제학교 운영을 맡을 계획이다. 채드윅은 지난달 15일 교과과정, 학생 모집 요강 등을 골자로 한 학교 인가 신청을 했다. 초중고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 학교는 미국 교과과정을 송도국제학교에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교사진도 직접 채용해 파견하게 된다.

이 학교 졸업생 중 11%가량은 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 등의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재학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SAT) 평균 성적은 미국 상위 5%에 들어 ‘웨스턴 어소시에이션 오브 스쿨(WASC)’에 가입돼 있다. WASC 가입 학교를 다니면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쉽기 때문에 송도국제학교 졸업생의 미국 진출도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도국제학교는 유치원∼고교의 총정원 2100명 중 30%가량을 내국인으로 뽑을 수 있다. 교과부가 국내 1호의 송도국제학교를 한국의 ‘간판 국제학교’로 키우려 하기 때문에 신입생 선발이 엄격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국인 신입생을 630명까지 모집할 수 있지만, 올 3월엔 유치원생 30명만 먼저 뽑고 가을학기에 초등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교과부 승인이 이뤄지는 다음 달 중순 이후 구체적인 모집 요강을 공개할 예정이다. 6월경 초등학교 1∼5년생을 대상으로 신입생 모집을 시작하며, 입학시험은 영어와 면접 중심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