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의 연고지인 전북 전주는 비빔밥으로 유명하다. 전주 출장을 가서 들른 유명 비빔밥 식당에서 몰랐던 사실을 들었다. 비빔밥을 비빌 때는 숟가락 대신 젓가락을 쓰라는 것이었다. 그래야 잘 비빌 수 있어 음식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요즘 KCC를 보면 마치 제대로 된 비빔밥을 보는 듯하다. 5연승을 질주한 KCC는 모비스와 KT의 양강 구도를 깨뜨리며 선두를 넘보고 있다.
KCC 주전 선수들을 살펴보면 유난히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가 많다. 자기주장이 강한 하승진은 “숙소 생활이 답답해 새장에 갇힌 것 같다”거나 “감독님이 기회를 잘 주지 않는다”며 돌출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시즌 중 합류한 외국인선수 아이반 존슨은 LG에서 뛰던 지난 시즌 “4차원 세계에서 사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으며 어디로 튈지 모르던 악동이었다. 최근 삼성에서 영입한 테렌스 레더 역시 다혈질 성격으로 유명하다. 존슨과 레더는 심판에 대한 잦은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 수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 귀화선수 전태풍은 시즌 초반 무리한 개인플레이로 국내 무대 적응에 애를 먹었다.
아무리 훌륭한 재료가 담긴 비빔밥이라도 골고루 섞이지 않는다면 일품요리가 될 수 없다. 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KCC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