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코로만, 오베라, 구아라, 알레…'
외국 음악가 이름 같기도 하고 외제 차 이름 같기도 하고?
또 한 가지. 2009시즌 프로축구 K리그 우승팀은? '전북 현대'. 그렇다면 K리그 10위 팀은 어디이며 꼴찌 팀은 어디였을까.
사실 외국 선수라고 해도 라돈치치(성남), 데닐손(포항), 알미르(울산), 데얀(서울) 등 각 팀의 주전들은 익히 들어본 이름. 그러나 축구 팬이라도 '오베라, 코로만…' 등은 처음 들어봤을 수도 있다.
또한 K리그에 팀이 15개나 되다 보니 순위 기억하기도 힘들다.
이쯤 되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터져 나올 법하다.
지난해 K리그 15개 팀들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만 총 49명이었다.
지난시즌 관중 수에서 프로축구는 프로야구에 반에도 못 미쳤다.
프로축구는 지난해 총 235만7487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프로야구는 592만5285명을 불러들여 이번 시즌에는 6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세울 정도다.
15개 팀이나 거느린 프로축구가 8개 팀이 아기자기(?) 리그를 꾸려가고 있는 프로야구에 비해 반도 안 되는 관중 수를 기록한 것.
물론 프로야구의 정규리그 경기 수가 532경기로 프로축구(210경기) 보다 배 이상 많아 1경기 관중수를 따지면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로축구는 1983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입장 수입을 공개한 적이 없다. 물론 프로야구는 관중 1인당 매출액까지 정확하게 집계하고 있다.
2010 프로축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등의 일정으로 2월 27일 일찌감치 개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평일인 수요일에도 경기를 치러야 해 관중 동원은 더 힘들게 된 상황.
최근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시즌부터 실제 경기 시간을 5분 더 하고 팬과 5분 더 만나는 '5분 프로젝트'라는 팬을 위한 기획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로 6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둔 프로야구의 꽁무니조차 따라갈 수 있을까.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