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선물/박지은 글·계창훈 홍기한 그림/522쪽·1만5000원·동서문화사
달님아파트 303동에 사는 윤선이는 신나라초등학교 3학년 3반 ‘짱’이다. 영어 그림 피아노 뭐든지 일등이다. 그런 윤선이가 하기 싫은 것이 있으니 수학과 양치질.
어느 날 윤선이는 저녁부터 온몸에 열이 나서 밥도 못 먹고 침대에 누웠다. 이 소식을 듣고 의사인 큰아버지가 찾아왔다. 큰아버지는 윤선이를 보자마자 “요 녀석, 꾀병이구나”라며 “수학 숙제가 하기 싫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윤선이가 “수학이 없는 나라로 가고 싶다”고 대답하자, 큰아버지는 “은하수를 건너서 컴컴한 북극을 넘어가면 수학 없는 게으름뱅이 나라가 나온다”고 말했다.
툇마루에 앉은 소녀는 고양이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박지은 작가의 동화는 환상적이면서도 서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림 제공 동서문화사
‘날아다니는 얼룩이’ ‘조선의 나래 최승희’ 등 여러 편의 작품을 통해 저자는 젊은 동화작가로 주목받았다. 이 책에는 그의 전작들처럼 환상적이면서도 서정적인 30여 편의 동화와 함께 동시 20여 편을 묶었다.
문학평론가인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는 저자의 동화에 대해 “물고기도 새도 나무도, 어디선가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도 의미 있게 하나하나 그의 동화로 되살아난다”고 평가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