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창단된 부산고 야구부는 1962년 청룡기를 통해 전국대회를 처음 제패하는데 그 주역이었던 김소식 전 일구회 회장이 동문회의 ‘큰 어른’으로 통한다. 유격수 하일이 그의 동기이고 3루수 이철화가 1년 후배. 하일은 국내 야구의 명유격수 계보를 이었고, 이철화는 훗날 롯데 자이언츠 단장을 맡기도 했다.
김 전 회장 밑으로 조두복 전 부산고·고려대 감독과 주성노 현 히어로즈 이사 등을 배출한 부산고가 제2의 중흥기를 맞은 때는 3학년 양상문이 대통령배, 청룡기, 화랑기 등 3개 대회에서 우승을 이끈 1978년이다. 32회 졸업생인 양상문은 부산고 출신으로 처음 롯데 감독(2004∼2005년)에 오른 뒤 현재 롯데 1군 투수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김태룡 두산 베어스 운영홍보부문 이사가 동기. 1978년 청룡기에서 타격상을 받았던 김태룡은 부상으로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접었지만 2009년 초 임원이 되며 선수 출신 중 평사원부터 시작해 최초로 ‘별’을 달았다. 야구계의 대표적인 마당발로 통한다.
스카우트 출신으로 롯데 2군에 있는 김태민 매니저(28회)와 정인교 히어로즈 2군 감독(29회)이 현재 프로에 몸담고 있는 부산고 인맥에서 형님 역할을 하고 있다. 정 감독의 아들로 상무에서 군 복무중인 정의윤(LG)도 부산고를 나왔다.
현역선수 중에도 유독 스타플레이어가 많다. 고려대까지 7년간 배터리로 찰떡궁합을 과시한 손민한(롯데)과 진갑용(삼성)이 46회 1993년 졸업 동기고, 삼성 박한이와 롯데 장원준 등도 부산고를 나왔다. SK 정근우와 빅리거로 우뚝 선 추신수(클리블랜드)가 2001년 졸업생(54회)이고, 미국에서 재기를 노리는 백차승이 추신수의 2년 선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