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살은 공부의 최대 적(敵)이에요.”
올해 고3이 되는 인문계고 2학년 박모 양(18). 박 양의 올해 목표는 ‘○○대 합격’과 ‘3kg 감량’이다. 박 양은 “대입에 성공하려면 꼭 다이어트부터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대입과 체중,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박 양은 고1 때에 비해 무려 6kg이나 체중이 늘었다고 했다. 원인은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고2 2학기가 시작될 무렵 불어난 뱃살 탓에 교복치마가 꽉 끼기 시작했다. 처음 교복을 맞출 당시엔 주먹 하나가 들어갈 만큼 넉넉했는데…. 지난해 말 겨울방학이 시작되자 몸은 ‘본격적으로’ 불어났다. 학교 보충수업에 참석하느라 일주일 만에 교복을 입은 박 양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치마 버튼을 채우자 곧바로 호흡곤란이 왔기 때문. 책상 앞에 앉으니 소화가 되지 않았다. 수업시간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치마가 터지진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학업 스트레스에다 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해졌다.
박 양은 이달 초 치밀하게 체중 감량 계획을 세웠다. ‘살’에서 먼저 해방돼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먼저 하루 식사량을 확 줄였다. 아침엔 밥 한 공기, 국, 고기반찬으로 양껏 먹되 점심 땐 아침 식사량의 2분의 1로, 저녁 땐 점심 식사량의 2분의 1로 양을 줄였다. 학교 가기 전 가방을 쌀 땐 방울토마토, 당근, 오이로 싼 간식 도시락을 꼭 챙긴다. 군것질의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쉬는 시간에 먹으려고.
매일 아침 학교에 도착하면 책상 위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그 위에 그날 먹은 음식을 빠짐없이 적는다. 다이어트 의지가 약해지면 포스트잇을 아예 손바닥에 붙이고 다니며 스스로 의지를 북돋운다.
하지만 대인관계 유지와 학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군것질은 어느 정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양의 말.
“친구들은 수시로 매점에 가요. 만날 빠지면 ‘왕따’를 당할 수도 있으니 가끔 친구들을 따라 가죠. 이때도 전 배변활동에 도움이 되는 요구르트나 삶은 달걀을 집어요.”
과자는 한 봉지의 총 칼로리를 먼저 따진 뒤 한 번 먹을 때 100Cal를 초과하지 않도록 나눠서 먹는다.
“급격히 늘어난 체중 때문에 고3 수험생활 내내 스트레스 받는 여자 선배들을 많이 봤어요. 학업 때문에 외모를 포기했던 선배 중 대입, 다이어트에 모두 실패한 경우도 목격했고요. 둘 다 성공해야 진짜 성공이죠. 대학 가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말, 전 절대 안 믿어요.”(박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