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원전 최종 사업자 선정등 수출 잇단 청신호주기기의 두산중 운영기술의 한전등 대표적 수혜종목전문가들 “성장 잠재력 크지만 단기간 가격급등 ‘거품’ 조심을”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원자력발전소 관련주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지식경제부가 ‘원자력발전 수출산업화 전략’에서 2030년까지 원전 수출을 전 세계 시장의 20% 수준인 80기, 4000억 달러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더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는 동의하지만 기업 이익을 지나치게 뛰어넘는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원자력발전의 산업 특성과 전망을 살펴봤다.》
○ 원전, 텔레비전 이은 수출품목 12위 될 것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과 운영, 정비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직 자립하지 못한 기술을 획득하고 전문 기술 인력도 양성하겠다는 내용의 중점 추진 대책을 내놓았다. 현재 한국의 미자립기술은 원전설계코드, 원자력냉각재펌프, 원전제어계측장비 등 전체기술의 5% 정도로 이 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가 투입하는 금액은 총 996억 원에 이른다.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 원전 관련 기업의 경쟁력 등을 감안해 향후 원전 수출 금액을 추산하면 연평균 60억 달러 정도다. 세계 원전 시장의 10%를 확보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전은 전체 수출 품목의 11위를 차지하고 있는 텔레비전에 이어 12위의 수출품목이 된다.
한국이 진출 가능한 대표적인 시장으로는 중동과 중국이 꼽힌다. 중동 국가 대부분이 수요에 비해 주 발전연료인 가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원전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0∼2015년 중동의 원전 증설 용량은 연평균 4조 원 정도로 예상된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핵개발이 중동 국가들 사이에 정치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중동 주요 국가들은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형 원전을 도입할 여지가 많고 이렇게 되면 한국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나친 쏠림 현상은 주의해야
원전 르네상스의 대표적 수혜주는 한국전력, 두산중공업이다. 특히 한국컨소시엄이 UAE의 원전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전망을 더 밝게 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는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웨스팅하우스 도시바 등이 참여하고 있다.
원전 1기를 수주하면 전체 공사비의 25% 내외가 주기기 매출인 만큼 두산중공업은 UAE 원전 수주의 최대 수혜종목으로 꼽힌다. 또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S&TC 신텍 등 원전 보조기기업체들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기기는 복수기 열교환기 탈기기 급수가열기 등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과 비에치아이는 한전이 수주하지 않더라도 웨스팅그룹으로부터 수주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도 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태광 성광벤드 하이록코리아 등도 관련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운영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한전은 이번 수주로 사업영역이 국내 위주에서 해외로 확대돼 성장성이 높아졌고 국내보다 규제 강도와 투자비 부담이 낮아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원전의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최근 쏠림 현상이 빚어지며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측면이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