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은 4년 임기를 연임하고 3선 개헌을 했다가 유신헌법까지 만들어 임기 6년에 연임 제한을 없앴다. 그 뒤 5공화국에서는 7년 단임으로 바뀌었다. 현행 5년 단임제는 1987년 민주화의 산물이다. 당시 야당인 통일민주당을 이끌던 김영삼 김대중 씨는 4년 연임제가 좋긴 하지만 누가 당선되든 임기가 8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야는 단임제로 하되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지금 정치권에선 4년 중임제로 개헌하자는 주장이 솔솔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그저 그런 평범한 연임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훌륭한 단임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말과 뜻이 다른 단순한 정치성 발언으로 보는가 하면, 정치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구상하는 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곧 ‘훌륭한 대통령’으로 인식되는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단임론을 피력했다는 것 자체가 파격이다. 43대까지의 역대 미국 대통령(42명) 가운데 연임한 사람은 18명뿐이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