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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자들은]위험한 투자보다 안정성 중시

입력 | 2010-01-29 03:00:00

은행 특판정기예금에 15조원 몰려
공모주 바람 거세… 경쟁률 수백대 1




연초부터 자산가들은 앞으로 자산운용을 어떻게 할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국내 주식시장이 50%에 이르는 큰 폭의 상승을 했기에 올해 주식시장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는 지난해보다는 상승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는 자산가가 많다. 최근 상담한 자산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 상품들을 살펴본다.

○ 은행권 특판정기예금

자산가들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갖는 상품은 은행권의 확정금리 특판예금이다. 최근 특판예금 신규가입 규모가 15조 원을 넘었다고 한다. 1년 기준 금리 수준은 5.0% 내외. 자산가들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지난해의 예상과는 달리 올해 금리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판예금이 불티나게 팔리는 배경이다. 또 최근 원금 수준 이상으로 회복한 펀드를 환매한 자금 중 상당분도 안전한 확정금리 상품을 골라 가입하는 자산가가 많다. 당분간 뚜렷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특판예금 가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경기회복과 금리상승 등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특판예금도 1년 미만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또 앞으로 주가 조정 등 투자기회가 온다면 분할매수 등으로 증시 진입을 고려하는 자산가도 많다.

○ 공모주 청약

연초부터 공모주 청약 바람도 거세다. 조 단위 돈이 몰리는가 하면 경쟁률이 수백 대 1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공모주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은 단기 고수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증시에서 매입하는 것보다 공모주 청약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사례가 많다. 일례로 연초 2조5000억 원이 몰린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가진 우량기업으로 상장 후에도 비교적 탄탄한 시장 움직임을 보인다.

상장을 앞둔 삼성생명, 포스코건설 등 대어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공모주를 청약받기 위해서는 청약증거금이나 거래실적 등 조건을 갖춰야 하며 많은 금액을 청약한다 해도 경쟁률이 높으면 공모주를 배정받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공모주펀드도 관심을 끈다. 공모주펀드는 개인이 직접 청약하는 것에 비해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고, 복잡한 청약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수익형 부동산

자산가들은 대체로 올해 부동산시장이 2009년도와 비슷하게 보합세를 보이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주택시장은 현 정부가 쉽게 부동산규제 완화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당분간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여전히 역세권 등 핵심지역에 대한 중소형 수익형 부동산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이는 최근에 많이 풀린 유동성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현금자산 가치는 떨어질 것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산가들의 투자형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위험한 투자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앞으로 자산시장을 예측하고 현금 부동산 주식 등의 투자자산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배분하는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